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4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올해를 ‘로봇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LG전자는 가전시장 수요 회복 지연과 물류비 상승, 관세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7.5% 줄어든 2조478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핵심 사업으로 점찍은 건 로봇 분야다. 류 CEO는 “로봇 관련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며 로봇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어터(actuator·관절)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해 글로벌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가전용 모터 기술력과 연간 4500만대 규모의 모터 양산 인프라를 로봇 부품 생산에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류 CEO는 구체적인 시점을 묻는 질문에 류 CEO는 “올해 안에 양산 체계를 갖추겠다”고 답했다.
올해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6’에서 선보인 로봇 ‘클로이드’도 내년에 상용화할 방침이다. 류 CEO는 “올해와 내년에 클로이드가 실험실에서 나와 직접 PoC(Proof of Concept·사업검증)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로봇 사업을 포함해 AIDC 냉각솔루션, 스마트팩토리, AI홈 등 4대 신사업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AIDC 냉각솔루션은 차세대 기술인 액체냉각 라인업을 강화해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진입을 추진한다.
LG전자는 B2B와 플랫폼, D2X(Direct to Everything·고객접점사업) 등 고수익 육성사업의 투자 비중을 확대해 2030년까지 이들 사업의 매출과 이익을 지난해 대비 각각 1.7배, 2.4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주총에서는 정체된 주가 흐름에 대한 주주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LG전자 주식을 14년째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한 주주는 “주가는 결국 실적으로 평가받는데 LG전자 주식 가치는 코스피에서 40위권으로 비참하게 떨어졌다”며 “시장에서 인기있는 주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가에 대해 큰 고민을 하고 있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주총에서는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CEO로 부임한 류재철 사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감사위원회 위원에는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재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