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반도체 기판과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등 신사업에서 공격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애플의 아이폰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 의존도가 높은 기존 구조를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 대표는 23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기판사업은 고객 수요 대비 캐파(생산능력)이 크게 부족해 현재 풀가동 중”이라며 “신규 공장 부지를 상반기 내 확정하고, 캐파를 두 배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장 사업도 연간 20%의 가파른 성장을 예고했다. 그는 “차량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모듈 매출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광주 공장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가 포함된 복합 모듈을 생산 중이고, 여기에 센서를 결합해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개선 기대감도 드러냈다. 문 대표는 “감가상각비 감소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수익성 확보 전략으로는 소프트웨어 결합을 통한 사업 고도화를 제시했다.
문 대표는 “과거 단순 하드웨어를 납품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복합 모듈을 제공하는 티어1(1차 협력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비용 절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업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협력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의 대규모 양산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 대표는 “로봇용 부품 대규모 양산은 2027~28년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로봇도 2030년쯤이 돼야 의미있는 매출이 나올 것으로 봤다.
LG이노텍이 이처럼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한 분야에 치중된 사업 구조가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 부문 매출은 18조3184억원으로 전체의 83.6%를 차지했다. 특히 반도체 기판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판을 포함한 패키지솔루션 사업 매출은 지난해 1289억원으로 전년대비 82% 증가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문 대표는 “고객이 정해놓은 스펙에 맞춰 부품을 만드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