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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복귀계좌 ‘RIA’ 출시…1500원대 환율 진정 효과 있을까

중앙일보

2026.03.22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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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의 미국 주식 광고. 연합뉴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를 국내 증시로 돌리기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가 23일 출시됐다. 도입 근거인 ‘환율 안정 3법’의 국회 처리 지연으로 무산 위기까지 거론됐지만, 여야가 세제 혜택을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하면서 길이 열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10원을 돌파한 가운데, RIA가 환율 안정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일단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지난해 12월 24일 이전에 사둔 해외 주식이 있어야 한다. 해당 주식을 새로 개설한 RIA 계좌에 옮긴 다음 팔고, 이 돈으로 국내 주식을 사서 1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차등해서 감면받을 수 있다. 복귀 시점이 빠를수록 혜택이 크다. 감면율은 올해 5월까지 복귀하면 100%, 7월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다. 세제 혜택은 전 증권사 합산 최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적용된다. 다만 세제 혜택만 챙긴 뒤 다른 계좌에서 다시 해외 주식을 사들이면 그 금액만큼 공제 비율이 줄어든다.

관건은 제도가 실제 서학개미의 복귀로 이어지느냐다. 실제 지난해 말 이후 국내 증시 수익률이 해외 증시를 크게 앞지르면서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다소 둔화한 양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약 4억 달러로, 1월(50억 달러)과 2월(40억 달러)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전망을 근거로 일부 자금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국내·해외 주식이 함께 순매수되며 주식 전반에 관심이 확대되는 시기였다면, 최근에는 국내·해외 주식의 방향성이 엇갈리는 경우가 잦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이나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한 낙관론을 보유한 개인은 유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대 변수는 환율이다.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 안팎의 약세 기조를 이어가면 해외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자금을 국내로 옮길 유인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달러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 등 대외 리스크에 따라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주식(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에 약화되기는 어렵다”며 “현 시점에서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IA 가입자가 늘어나면 해외 주식을 매도한 뒤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유사한 자산 복귀 정책을 시행한 인도네시아의 경우 해외 자산 약 12%가 돌아왔고, 인도네시아 통화 루피아가 장기적으로 약세 흐름이었음에도 정책 시행 기간에는 강세를 보였다”며 “국내에서도 자금이 유입되면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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