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이 이례적인 고온 현상에 시달리는 가운데, 지구에 쌓인 열이 1960년 관측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2025년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WMO는 1993년부터 기온과 온실가스 등 주요 기후 지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매년 발표한다. 올해는 지구 에너지 불균형을 처음으로 주요 기후 지표 중 하나로 포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43도 상승했다. 지난 176년의 관측 기간 중 역대 최악이었던 2024년(1.55도)에 이어 2∼3위 수준이다. 최근 11년(2015∼2025년)은 모두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그만큼 기온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뜻이다.
또한,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해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이 1960년 관측 이래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구시스템에 유입되고 빠져나가는 에너지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서 지구에 열이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과잉 에너지의 91%는 바다가 흡수하고 있으며 육지는 5%, 대기는 1%를 저장한다. 이로 인해 지난 20년간(2005∼2025년) 해양 온난화 속도는 과거(1960∼2005년) 대비 2배 이상 빨라졌다. 지난해 연평균 북극 해빙 면적은 위성 관측 이래(1979년) 하위 1∼2위를 기록했으며, 남극 해빙 면적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번째로 작았다.
보고서는 “지구 기후는 관측 역사상 가장 불균형 상태에 있고,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해 대기와 해양의 온난화가 지속되고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며“이러한 변화는 수백, 수천 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급격한 온난화는 단순한 기온 상승을 넘어 사회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폭염과 산불, 가뭄 등 극한기상으로 인해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수십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안토니오 쿠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전 지구적 기후는 비상 상황에 처해 있고 지구는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몰리고 있다”며 “모든 주요 기후 지표가 위험 신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더 이상 우연이 아니라 행동을 촉구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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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4.4도 3월 기온 신기록…엘니뇨까지 온다
올해도 세계 곳곳에서는 기상이변이 나타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남부와 애리조나 국경 지대 기온이 44.4도까지 올라 3월 기준 미국 최고 기록을 세웠다.
기상학자들은 올여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엘니뇨(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현상)가 겹칠 경우 2026~2027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강한 엘니뇨로 시작됐던 2024년은 연평균 기온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에이온의 아시아·태평양 기후분석 책임자인 톰 모틀록은“올해 말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026년과 2027년이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