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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스토킹 살해범’ 구속송치…‘전자발찌 추적 피하는 방법’ 검색도

중앙일보

2026.03.2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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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뉴스1

경기 남양주시에서 20대 여성을 스토킹하다 전자발찌를 찬 채로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훈(44)이 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23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보복살인은 최소 형량이 10년으로 형법상 살인보다 형량이 무겁다.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김훈은 스토킹 혐의에 대해 일부 진술했다. 김훈은 경찰에 “A씨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다만 살인 혐의와 관련한 범행 동기 등 핵심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하고 있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범 김훈.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관계 회복하기 위해 찾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김훈은 범행 당시 복용한 약물로 인해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경찰은 확보한 인적·물적 증거를 토대로 관련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과거 피해자의 신고 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복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덧붙였다.

김훈과 피해 여성 A씨는 과거 교제한 관계로 지난해 5월 11일 김훈은 가정폭력으로 검찰 송치되고 법원의 임시 조치를 받았다. 이어 A씨의 차량에서 김훈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 추적기가 발견돼 경찰에 고소되는 등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이었다.

경찰은 “주변인 진술 등에 따르면 김훈이 A씨에게 처벌불원이나 고소 취하를 바랐으며 A씨 주변인을 회유하려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러한 의도가 이번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보복 살인죄를 적용했다.
양종진 남양주북부경찰서 형사과장이 2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흉기ㆍ케이블 타이도 미리 준비

수사 과정에서 김훈이 계획적으로 범행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김훈은 범행 전 이틀 동안 A씨의 직장과 자택 등을 사전 방문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범행 전 ‘전자발찌 추적 피하는 방법’을 검색했고, 창문을 깰 드릴과 흉기, 피해자를 제압할 케이블 타이 등을 범행 당일 준비했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인 김훈은 오후 10시∼오전 5시 야간 통행이 제한된 상태여서 이 시간을 피해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훈은 지난 14일 오전 8시56분쯤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과거 교제했던 20대 여성 A씨가 근무하는 직장 인근에서 자신의 차량으로 A씨의 차량을 가로막은 뒤 차량 유리창을 깨고 A씨를 강제로 끌어낸 뒤,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직후인 이날 오전 8시57분쯤 스마트워치 긴급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출동 및 수사에 나섰고 약 1시간 후인 오전 10시15분쯤 경기도 양평군에서 김훈을 긴급체포했다. 앞서 김훈은 범행 후 전자발찌를 끊고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달아났다.

경찰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 자리에서 “이번 사건으로 안타깝게 생은 달리하신 피해자분의 명복을 빌며, 깊은 슬픔 속에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강력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 다시 한번 유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덧붙였다.
사진 남양주북부경찰서

앞서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19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김훈의 이름과 나이, 운전면허증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범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게시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20일까지다.



'부실수사’ 구리경찰서장 대기발령

경찰청은 이번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책임을 물어 지난 20일 구리경찰서장 박모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한 바 있다. 지난 16일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자 감찰 지시로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이 조사에 착수한 지 4일 만에 이뤄진 첫 조치다. 피해자는 지난 14일 살해당하기 전 차량에서 발견된 위치추적 의심 장치를 두 차례 신고했음에도 피의자 신병 확보가 이뤄지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첫 번째 신고는 사건이 벌어지기 45일 전인 지난 1월 28일에 이뤄졌다.

구리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장치 감정을 의뢰하고 김훈에게 2월 13일과 27일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훈은 변호인을 선임해 조사받겠다며 일정을 미뤘다. 그 사이 피해자는 2월 21일 자신의 차량에서 또 다른 위치추적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며 112에 다시 신고했다. 이 사건은 남양주남부경찰서가 담당했으며 경찰은 해당 장치 역시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27일 두 사건을 병합해 구리경찰서를 책임 관서로 결정하고 구속영장 신청과 잠정조치 4호 신청 등을 검토하도록 수사지휘를 내렸다. 하지만 구리서는 실제 구속영장 신청이나 신병 확보 조치를 하지 않았고,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100m 이내로 접근하면 경보가 울리는 잠정조치 3의 2도 취해지지 않았다.



전익진.손성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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