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의 풍력발전단지 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나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이 풍력발전단지는 지난달 노후한 발전기가 쓰러져 도로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23일 경북소방본부·영덕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1분쯤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 19호기 블레이드(날개) 부위에서 불이 났다. 화재 당시 풍력발전기 내부에는 풍력발전기 공급업체 직원 3명이 투입돼 날개 균열 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 1명은 화재 신고 직후 발전기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2명은 연락 두절 상태였으나 이날 오후 4시33분 화재로 추락한 블레이드 내부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사고가 난 발전기는 타워 높이 78m, 블레이드 길이 40m인 모델이다. 화재는 발전기 날개 부분인 블레이드의 내부 모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 하지만 모터 과열 등으로 모터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블레이드까지 모두 태운 것으로 보인다”며 “블레이드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불에 강한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방과 산림당국은 불이 인근 야산으로 확산하자 헬기 14대와 장비 63대, 인력 253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산불은 이날 오후 6시 15분 진화됐다. 또 풍력발전기 날개 잔해 등의 낙하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인근 도로를 통제했다.
영덕군에 따르면 불이 난 풍력발전단지는 39.6㎿ 규모로, 풍력발전기 24기가 있다. 지난달 2일에는 불이 난 발전기와 인접한 발전기 21호기가 기둥 중간 부분이 꺾이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고 발생 불과 수 초 전에 차량이 도로를 지나가면서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발전기 파편이 주변으로 튀면서 인근 숙박시설의 울타리가 부서지고 도로가 4시간여 동안 통제됐다.
이후 운영사인 영덕풍력발전 주식회사는 풍력발전기 운영을 모두 중단시켰고, 재가동을 위해 직원들이 투입해 점검 작업을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군 등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풍력발전단지는 2005년 3월 운영을 시작해 발전기 설계수명 20년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