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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분기 전기요금 일단 동결…중동사태 장기화에 부담 커진다

중앙일보

2026.03.23 02:23 2026.03.2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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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2분기(4~6월) 전기요금이 동결된다.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한국전력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전력이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23일 서울 시내의 건물 외벽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한전은 2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중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종합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이번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중동사태 전인 2025년 12월~2026년 2월까지의 연료비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기준에 따라 한전이 계산한 필요 조정단가는 ㎾h당 -11.2원이었다. 실제로는 인하 요인이 있었던 셈이다. 다만 정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과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유가 상승 때 전기요금을 제 때 올리지 않은 점 등을 반영해 상한인 +5원을 적용하도록 결정했다. 한전은 국제 연료비 변동과 관계없이 2022년 3분기 이후 줄곧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선인 ㎾h당 +5원을 적용해왔다.

전기요금은 동결됐지만, 인상 압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t당 135.3달러로 전월보다 33.8% 올랐다. 전년과 비교하면 38% 높은 수준이다. LNG 가격도 급등세다. 동북아 LNG 선물 가격(JKM)은 20일 기준 MMBtu(열량단위)당 21.7달러로, 중동 사태 이전인 지난달 27일(10.72달러)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특히 이란으로부터 공격받은 카타르의 LNG 생산시설 복구가 늦어질 경우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카타르는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한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의 영향에 더해 카타르 물량을 대체하기 위한 경쟁으로 가격 상승 위험이 커졌다”며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여름철은 물론 차질이 이어지면 겨울철 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물가 안정을 내세우고 있는 현 정부 기조상 한전이 전기요금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전기요금 인상 없이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한전의 재무구조도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전은 2022년 러ㆍ우 전쟁 여파로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사오는 전력도매가격(SMP)이 ㎾h당 196.7원까지 치솟았지만, 평균 판매단가는 ㎾h당 120.5원에 묶이며 역마진을 기록했다. 그 결과 한전은 22년 32조65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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