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예술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에 소개해 온 영화평론가 임재철 이모션북스 대표가 22일 병환으로 별세했다. 65세.
고인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1996년까지 중앙일보 기자로 일했다. 이 무렵부터 영화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미국 뉴욕시립대에서 영화이론을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네마테크 대표, 광주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등을 역임했다.
특히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던 예술영화와 감독들, 영화이론을 소개하면서 시네필(Cinephile, 영화광) 문화를 일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인은 1997년 영화비평 계간지 ‘필름 컬처’를 창간해 “현재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은 (중략) 제대로 탐사되지 못한, 영화가 가진 여러 가능성들을 보여 주는 데 있다”(창간호 서문)고 알렸다. 2005년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으로 당시 서울 종로구에 개관한 ‘필름포럼’의 프로그래밍을 맡아 여러 해 동안 운영했다.
영화 이론을 소개하고, 작가를 알리기 위한 출판 작업에도 힘을 썼다. 일찌감치 『대중영화의 이해』를 공역했고, 『장 마리 스트라우브 다니엘 위예』『알렝 레네』등을 엮고 공저했다. 출판사 이모션북스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영화로서의 영화』『정신의 위기』등 직접 번역한 책 외에도 『고다르 X 고다르』,『존 포드론』,『영화가 보낸 그림엽서』,『에센셜 시네마』등을 출간했다.
광주국제영화제, 필름포럼 등에서 고인과 함께 일한 박상백 슈아픽처스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저 믿기지 않았고, 황망할 따름”이라며 “필름포럼 시절, 대표이자 사수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의 길을 보여주신 멘토로서 제게는 너무나 큰 존재”였다고 애도했다.
유족으로는 동생 임재란·임성철씨가 있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3호실. 발인은 24일 정오다. 장지는 용인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