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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널뛰는 한국 증시, 밸류업이 게임 체인저”

중앙일보

2026.03.23 08:02 2026.03.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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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중앙일보 취재진과 만난 댄 왓킨스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대표. 일부 내용은 서면 인터뷰로 보완했다. 우상조 기자
“한국 증시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았다. 구조적으로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관건은 일관된 개혁의 실행이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JP모건자산운용의 댄 왓킨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지난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코스피는 최근 한 달 사이 6000대와 5000대를 넘나들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23일에도 6% 넘게 급락하며 장중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했다. 왓킨스 대표는 이런 한국 주식시장을 두고 “위기와 기회가 혼재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의 변동성은 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와 메모리 사이클과 관련된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노출도 때문”이라며 “개인 투자자 참여 확대도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세계 수요 변화에 대한 경제 민감도를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왓킨스 대표는 “수출 주도의 성장은 회복 탄력성을 갖고 있지만, 세계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사이클이 꺾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와 공급망 위기도 큰 변수다. 왓킨스 대표는 “유가가 약 20달러 추가 상승한 상태가 지속할 경우 경제성장률(GDP)과 기업 마진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물론 관세 정책 변화, 주요 경제 상대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환율 변동성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대신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측면에선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은 유지했다. “한국 시장은 올해뿐 아니라 향후 3~5년 동안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고, 강력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조선·방산·화학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자사주 소각과 주주 소통 확대 등 정책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랠리의 지속성은 결국 개혁의 실행과 기업 전반의 가시적인 변화에 달려 있다. 장기 투자자들은 정책 발표보다 실제 이행 상황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함께 참여한 타이 후이 JP모건 아시아 최고시장전략가도 “밸류업 프로그램은 중요한 게임 체인저(결정적 전환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 증시를 움직이는 핵심 산업은 AI 분야다. 천문학적인 비용에 따른 ‘버블론’과 AI 발전이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AI 역설’(사스포칼립스)도 시장의 화두다. 왓킨스 대표는 “AI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기회지만 투자 방식은 변화하고 있다”며 “대형 기술기업 중심에서 산업재·에너지·소재·금융·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들어 미국의 대형 7대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 주가는 약 5% 하락했는데 나머지 기업들(S&P493)은 1% 상승하며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후이 전략가는 “투자 테마가 보다 넓게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미국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아시아 기술주 등으로 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JP모건이 한국 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배경도 이러한 변화와 맞닿아 있다. 이날 왓킨스 대표는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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