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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포기' 등 15가지 합의…5일 이내 끝낼 수도"

중앙일보

2026.03.23 08:21 2026.03.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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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이란의 회담에서 “주요 쟁점들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란의 최고지도자가 아닌 “최고위급 인사”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합의가 "5일 이내 또는 그보다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비즈니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이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그는 이란 매체들이 미국과의 협상 사실을 부인한 것을 일축하며,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자신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일요일 밤 상대(이란) 측과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 측이 먼저 대화를 제안했다며 "협상은 완벽하게 진행됐다. 어디로 향할지 지켜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대로 이행한다면, 문제와 갈등은 끝날 것이며, 매우 실질적으로 종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과 이란이 15가지 합의점에 도달했다며,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23일) 추가로 전화 통화를 갖고, 곧 대면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5일의 유예 기간을 가질 것"이라며 "잘 풀린다면 문제를 해결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음껏 폭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핵폭탄도, 핵무기도 없기를 바란다. 우리가 그것(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출발하기에 앞서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이란 측 협상 파트너에 대해서는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아닌 "존경받는" 지도자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 동안 연기하도록 국방부(전쟁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 동안 중동 내 적대 행위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었음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주 내내 이어질 심도 있고 건설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3주 넘게 양측이 무력 충돌을 이어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을 시사하면서 이번 사태의 분수령을 맞이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내내 협상이 이어진다고 밝힌 만큼, 성과 여부에 따라 무력 충돌 재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만 해도 “48시간 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에너지 시설을 초토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21일 경고에 따라 양측의 충돌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초기 목표였던 이란 신정 체제 붕괴나 핵 프로그램 제거가 단기간에 달성되기는 어려워졌다며 4주째로 접어든 이번 전쟁의 최종 단계로 호르무즈해협과 주요 에너지 시설 통제권을 둘러싼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한 해병대 2500명에 이어 샌디에이고의 제11 해병원정대 소속 2200명도 중동으로 향하자, 이란 해안선이나 이란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유예 선언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싸고 최고조에 달했던 양측의 긴장감도 어느 정도 누그러지게 됐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전환에 대해 경제에 끼칠 영향 등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린 건 미국 동부시간 오전 7시5분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 2시간 25분 전이었다. 배럴당 114달러대에 거래되던 브렌트 원유가는 96달러대로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는 98달러에서 90달러로 내려갔다.

23일 레바논 바알베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차량이 놓여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이란 측 언론들은 일제히 '협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란 파르스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직접 또는 간접적인 소통이 전혀 없었다"며 "이란의 엄중한 경고 뒤 트럼프가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메흐르통신은 "며칠 전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공격에 대한 이란의 강력하고 파괴적인 대응을 경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우리의 위협에 트럼프가 꽁무니를 뺐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협상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성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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