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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란 공격, 5일간 유예”

중앙일보

2026.03.23 08:33 2026.03.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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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의 위기를 불러왔던 ‘48시간 최후통첩’이 유예됐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모든 군사공격을 5일 동안 연기하도록 국방부(전쟁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 동안 중동 내 적대 행위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었음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폭스비즈니스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자신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22일 밤 이란 측과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란이 간절히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이란과의 합의가 “5일 이내 또는 그보다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이란 측이 먼저 대화를 제안했다며 “협상은 완벽하게 진행됐다. 어디로 향할지 지켜보자”고 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이 15가지 합의점에 도달했다며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것”이 그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추가로 전화통화를 갖고 곧 대면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 협상 파트너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한편으로 “잘 풀린다면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음껏 폭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이란을 압박했다.



트럼프, 초토화 폭격 직전 스톱 유가 한때 90달러대 급락

전날만 해도 “48시간 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에너지 시설을 초토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21일 경고에 따라 충돌이 격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 초기 목표였던 이란 신정 체제 붕괴나 핵 프로그램 제거가 단기간에 달성되기는 어려워졌다며 4주째로 접어든 이번 전쟁의 최종 단계로 호르무즈해협과 주요 에너지 시설 통제권을 둘러싼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2500명에 이어 샌디에이고의 제11 해병원정대 소속 2200명도 중동으로 향하자, 이란 해안선이나 이란 원유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마이크 월츠 주유엔 미국대사도 폭스뉴스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상당 부분 통제하는 이란의 에너지 시설 가운데 가스 화력발전소 등이 잠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유예 선언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싸고 최고조에 달했던 양측의 긴장감도 어느 정도 누그러지게 됐다.

이런 입장 전환에 대해 경제에 끼칠 영향 등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린 건 미국 동부 시간 오전 7시5분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개장 2시간25분 전이었다. 공격 유예 소식이 알려지자 배럴당 114달러대에 거래되던 브렌트유는 96달러대로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유는 98달러에서 90달러로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 및 협상 발언에 대해 이란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직접 또는 간접적인 소통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메흐르통신은 “이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가혹한 대응을 하겠다는 우리의 위협에 트럼프가 꽁무니를 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 발표 뒤에도 테헤란을 공습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이 나온 후에도 이란은 순순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오히려 미국의 역내 모든 에너지·정보기술(IT)·담수화 시설을 표적으로 한 보복 공격을 공언하면서 전쟁이 더욱 격화할 거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도 “미국의 위협이 실행되면 호르무즈해협은 완전히 폐쇄되고 발전소가 재건될 때까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형구.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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