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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팔면 73만원 뜯겨"…쿠팡 '라방' 웃을 때 홈쇼핑은 통곡

중앙일보

2026.03.23 13:00 2026.03.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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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인구 감소, 소비 트렌드 변화로 내리막길을 걷고있는 홈쇼핑 업계가 정부·국회의 규제일로에 울상이다. 소비 흐름이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로 빠르게 바뀌자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규제가 발목을 잡아서다.

23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홈쇼핑 업체(GS·CJ·현대·롯데·NS·홈앤·공영홈쇼핑) 매출은 2020년 5조9000억원에서 2024년 5조5000억원선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 거래액(취급고)도 21조7000억원에서 19억원선으로 줄었다.

서울의 한 로드숍에서 관광객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홈쇼핑업계가 시들해진 가장 큰 이유는 주요 판매채널인 TV 영향력이 줄어서다. 대신 스마트폰으로 쇼핑 등 다양한 콘텐트를 소비하는 수요가 10명 중 7명으로 늘었다. 홈쇼핑업계가 라이브커머스(온라인에서 라이브 동영상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전자상거래)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커머스분석업체 라방바 데이터랩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2년 2조원에서 지난해 4조원대로 성장했다

문제는 ‘쿠팡 라이브’ ‘카카오 쇼핑라이브’ ‘네이버 쇼핑라이브’ 같은 라이브커머스는 사실상 제약이 없는 반면 홈쇼핑은 다수의 규제를 받는다는 점이다.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모두 ‘상품+영상(콘텐트)’이라는 비슷한 방식이지만, 홈쇼핑은 특정 TV 채널을 빌려서 쓰는 사업자라 방송법 적용 대상이다.

예컨대 방송 심의를 받아 음주나 흡연, 일부 의약품, 의료기기, 조제 분유·우유 등을 영상에 노출할 수 없고 광고도 방송 광고 규정에 따라야 한다. 상품 구성 제약도 있어 중소기업 상품이 55~70%를 차지한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구매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TV 쇼핑은 역할이 줄고 있는데도 홈쇼핑 산업만 과도한 규제를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송출수수료(채널 사용자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이용료),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은 커지고 있다. 홈쇼핑업계의 송출수수료 비중(TV 방송 매출 기준)은 2020년 54%에서 2022년 65.7%, 2023년 71%, 2024년 73.3%로 늘었다. 매출이 100만원이면 73만3000원을 송출수수료로 내야 하는 셈이다.

사업을 지속하려면 7년마다 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하는 규정도 그대로다.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중, 납품업체 판매수수료, 직매입 비율, 사회공헌, 투자계획 등과 향후 사업계획 등을 종합해서 심사하는데 업체별로 적용 기준이 달라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새벽 영업시간 제한 규제가 24시간 판매·배송하는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의 발목을 잡은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또다시‘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지 않으려면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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