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통일교의 까르띠에 시계 중 하나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인이 수리 맡긴 기록을 확보했다. 합수본은 이 시계가 통일교에서 전 의원에게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전 의원은 시계 수리와 자신은 무관하고, 시계를 비롯한 금품은 일절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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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만원대 시계…시리얼 넘버 일치
2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합수본은 최근 전 의원 지인의 시계 수리 기록을 토대로 전 의원이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시계를 특정했다. 해당 시계는 메탈 재질의 까르띠에 제품으로 통일교가 2018년 전후 대거 사들인 것 중 하나다. 합수본은 통일교와 까르띠에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시계 시리얼 넘버 대조까지 마쳤다.
현재 1200만원대로 가격이 오른 이 까르띠에 시계는 2018년 700만원대에 판매됐다. 합수본은 2018년 8월 전 의원이 한학자 총재가 있는 통일교 천정궁에 방문한 사실도 확인하고, 시계가 이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통일교 측이 시계를 구매해 전 의원에게 전달했고, 전 의원이 지인을 통해 수리를 맡겼거나 시계 자체를 지인에게 선물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19일 이뤄진 전 의원에 대한 피의자 조사에서도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특정한 시점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김건희 특검팀과의 면담에서 “2018년 8월 전 의원에게 명품 시계와 현금 2000만원가량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현금의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2000만원가량이 들어가는 크기의 상자는 봤지만 실제 현금까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합수본은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현금 전달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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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시계와 아무런 관련 없어”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시계 수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통일교로부터 어떠한 금품을 받은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 의원은 “시계 수리를 맡긴 인물 역시 통일교 측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다. 시계 수리를 맡겼다는 건 그쪽 사정이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손톱만 한 작은 것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18시간 동안 장시간 조사를 받으면서 모두 소명했다. 수사기관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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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 미만 땐 죄 안돼…공소시효 관건
금품 수수 입증과 별도로 공소시효도 관건이다. 뇌물죄 공소시효는 7년인데 수수 금액이 3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난다. 2018년 시계가 전달됐다면 이미 7년이 지났다. 까르띠에 시계가 700만원대로 특정되면서 윤 전 본부장이 주장한 현금 2000만원이 추가된다고 해도 전체 금품 가액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고 해도 공소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편 합수본은 전 의원 국회 의원실 보좌진과 지역구 사무실 관계자의 증거인멸 정황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합수본은 지역구 보좌진이 지난해 말 경찰 압수수색 직전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버린 정황을 확보했다. 또 경찰 압수수색 당시 국회 의원회관 영장 집행이 늦어지는 사이 의원실 내부에서 문서 파쇄기 작동 소리가 들렸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이에 대해 전 의원 측은 “자료 삭제는 해당 직원이 개인 파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 의원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해당 직원 행위를 서울 국회 사무실에서 인지한 즉시 자료 복구 지시를 내렸고 복구 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