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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통일교가 산 까르띠에 시계, 전재수 지인이 수리 맡겼다

중앙일보

2026.03.23 13:00 2026.03.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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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가 통일교의 까르띠에 시계 중 하나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인이 수리 맡긴 기록을 확보했다. 합수본은 이 시계가 통일교에서 전 의원에게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전 의원은 시계 수리와 자신은 무관하고, 시계를 비롯한 금품은 일절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700만원대 시계…시리얼 넘버 일치

2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합수본은 최근 전 의원 지인의 시계 수리 기록을 토대로 전 의원이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시계를 특정했다. 해당 시계는 메탈 재질의 까르띠에 제품으로 통일교가 2018년 전후 대거 사들인 것 중 하나다. 합수본은 통일교와 까르띠에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시계 시리얼 넘버 대조까지 마쳤다.

현재 1200만원대로 가격이 오른 이 까르띠에 시계는 2018년 700만원대에 판매됐다. 합수본은 2018년 8월 전 의원이 한학자 총재가 있는 통일교 천정궁에 방문한 사실도 확인하고, 시계가 이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통일교 측이 시계를 구매해 전 의원에게 전달했고, 전 의원이 지인을 통해 수리를 맡겼거나 시계 자체를 지인에게 선물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19일 이뤄진 전 의원에 대한 피의자 조사에서도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3일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 연합뉴스

2018년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특정한 시점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김건희 특검팀과의 면담에서 “2018년 8월 전 의원에게 명품 시계와 현금 2000만원가량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현금의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2000만원가량이 들어가는 크기의 상자는 봤지만 실제 현금까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합수본은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현금 전달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전재수 “시계와 아무런 관련 없어”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시계 수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통일교로부터 어떠한 금품을 받은 적 없다는 기존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 의원은 “시계 수리를 맡긴 인물 역시 통일교 측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다. 시계 수리를 맡겼다는 건 그쪽 사정이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손톱만 한 작은 것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18시간 동안 장시간 조사를 받으면서 모두 소명했다. 수사기관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3000만원 미만 땐 죄 안돼…공소시효 관건

금품 수수 입증과 별도로 공소시효도 관건이다. 뇌물죄 공소시효는 7년인데 수수 금액이 3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난다. 2018년 시계가 전달됐다면 이미 7년이 지났다. 까르띠에 시계가 700만원대로 특정되면서 윤 전 본부장이 주장한 현금 2000만원이 추가된다고 해도 전체 금품 가액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고 해도 공소시효가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편 합수본은 전 의원 국회 의원실 보좌진과 지역구 사무실 관계자의 증거인멸 정황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합수본은 지역구 보좌진이 지난해 말 경찰 압수수색 직전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버린 정황을 확보했다. 또 경찰 압수수색 당시 국회 의원회관 영장 집행이 늦어지는 사이 의원실 내부에서 문서 파쇄기 작동 소리가 들렸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이에 대해 전 의원 측은 “자료 삭제는 해당 직원이 개인 파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 의원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해당 직원 행위를 서울 국회 사무실에서 인지한 즉시 자료 복구 지시를 내렸고 복구 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정진호.윤정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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