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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 재료도 남았는데…" 버터떡 갈아탄 사장님의 비명

중앙일보

2026.03.23 13:00 2026.03.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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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서울의 한 디저트카페에 버터떡이 진열돼있다. 버터떡은 찹쌀가루와 버터, 우유 등을 넣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게 만든 디저트로, 최근 SNS를 중심으로 유행이 시작됐다. 노유림 기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1월 30일 출시한 ‘두바이 쫀득롤’을 두 달도 안 돼 단종시켰다.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열풍 속에 줄을 서야 살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뜨겁던 메뉴다.

파리바게뜨가 1월 23일 출시한 ‘두쫀타르트’도 출시 초기에는 아침부터 동나는 경우가 잦아 1인 1개 구매제한까지 있었지만, 최근엔 열기가 한풀 꺾였다. 이날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직원은 “지난달만 해도 두쫀타르트를 사려고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도 있었지만 이달 들어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귀띔했다.

23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서울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 두쫀타르트가 진열돼있다. 노유림 기자
빠르게 바뀌는 디저트 트렌드에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디저트 유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수요 예측이 어려워지고, 재고 부담과 원가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전국을 들썩이게 했던 두쫀쿠 인기는 버터떡으로 옮겨온 상태다. 버터떡은 찹쌀 반죽에 우유와 버터를 넣어 구운 디저트로,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돼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유행이 확산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6)씨도 부랴부랴 ‘버터떡’을 팔기 시작했지만 유행 초기에 하루 최대 200개까지도 팔리던 수요가 2주도 안 돼 절반으로 떨어졌다. 김 씨는 “워낙 트렌드 전환 속도가 빨라 하루하루 생산량을 미리 정해두기 어려울 정도고 재고를 관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과거 대왕카스테라·흑당버블티·탕후루 등도 큰 인기를 얻으며 판매점이 우후죽순 생겼지만 1년도 안 돼 열기가 식었다.

서울의 한 베이커리 매장에 '두쫀쿠'를 할인판매한다는 안내가 붙어있다. 노유림 기자
유행이 강하게 일고 빠르게 식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황모(48)씨는 “두쫀쿠와 버터떡은 원래 주력 메뉴가 아니었지만 SNS에서 유행하는 걸 안 따라가면 손님이 안 올 것 같아 팔게 됐다”며 “재료를 미리 대량으로 사두자니 갑자기 인기가 식었을 때 처리가 어렵고, 구매를 미루자니 원재료 가격이 급등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두쫀쿠 원재료 가격은 요동쳤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 피스타치오 매출은 전달 대비 138.5% 치솟았지만, 2월과 3월(1일~22일 기준)에는 각각 전월대비 41.2%, 32%씩 급락했다. 롯데마트에서도 1월 코코아 가루 매출이 전월대비 82.6% 늘었지만, 2월에는 13.1% 증가에 그치더니 3월에는 전월 대비 오히려 20.8% 하락했다.

매출 줄고있는 두쫀쿠 원재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디저트 소비의 구조적 특성을 지목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후식 개념의 디저트는 식사보다 가격 부담이 적고 쉽게 사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이 새롭게 시도해보기 좋다”며 “이 때문에 유행이 빠르게 확산하지만, 탕후루 등 사례에서 보듯 유행 주기가 매우 짧기 때문에 자영업자가 이런 변화를 제때 포착하지 못하면 재고 부담과 손실로 이어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SNS를 중심으로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 현상(FOMO·소외 공포감)’이 더해지며 트렌드의 생성과 소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수진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SNS에서 특정 디저트가 과대평가되며 실제보다 크게 유행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경향이 있다”며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아닌 소상공인이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 과도하게 투자하거나 의사결정하는 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선에서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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