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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필요했다" 166km 괴물 계약금이 고작 '1500만원'이었다니…박봉 유망주 파고든 '고위험' 투자

OSEN

2026.03.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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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라그랑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라그랑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객원기자] 뉴욕 양키스의 유망주로 떠오른 투수 카를로스 라그랑헤(22)는 지난해 9월 ‘핀렛(Finlete)’이라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회사로 팬들이 유망주의 미래 ‘잠재 수입’에 대한 지분을 주식처럼 구매할 수 있게 한다. 

선수는 투자금을 받고, 투자자들은 선수의 향후 커리어 수입에 따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 선수가 대박을 치면 투자자들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하거나 수입이 낮으면 투자자들은 돈을 잃는다. 이 경우 선수는 부채나 상환 의무가 없다. 회사는 선수로부터 관리 수수료로 10%를 받으며 이 수수료도 선수가 메이저리그 연봉을 받게 될 경우에만 발생하는 잠재적인 미래 수입이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핀렛의 공동 청업자 롭 코놀리는 “우리는 선수들의 커리어 리스크를 투자자들에게 옮기기 위해 존재한다. 만약 그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돈을 갚을 필요 없다”며 선수들을 돕기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선 선수가 당장 큰돈을 벌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데뷔 후 서비스 타임 3년을 채워야 연봉중재자격을 얻어 큰돈을 벌 수 있다. 그 전에 마이너리그에서 육성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5년가량 저연봉에 시달린다. 계약금을 많이 받은 유망주들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겐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라그랑헤가 핀렛과 손을 잡은 것도 이런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투수 라그랑헤는 지난 2022년 2월 양키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체결하면서 고작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500만원만 받았다. ‘MLB.com’ 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 전체 79위, 양키스 팀 내 2위로 폭풍 성장했지만 당장 수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라그랑헤는 “돈이 필요했다. 좋은 거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6만9403달러의 투자금을 받은 라그랑헤는 이 돈으로 가족을 부양하며 훈련비, 체육관 이용료, 비타민 구입비 등 자신의 커리어에 투자하는데 썼다. 코놀리는 “수백만 달러에 계약한 선수들보다 유망주 순위가 높은데도 계약금이 고작 1만 달러밖에 안 되면 누구나 마음속에 오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는 라그랑헤에게서 열정을 봤고, 정말 간절하게 원하는 선수라고 느껴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보도에 의하면 양키스 구단의 몇몇 관계자들은 이런 계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핀렛은 라그랑헤가 계약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로도 소통했다. 대학 교육을 받은 라그랑헤의 부모와 협상했고, 변호사의 검토도 거쳐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라그랑헤도 “모든 것을 정확하게 확인했다. 향후 내 커리어에 지장이 있을 수 있는 요소가 없는지 확실히 하고 싶었고, 결과에 만족했다. 계약 구조가 잘 짜여져 있어 계약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 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라그랑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뉴욕 양키스 카를로스 라그랑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핀렛은 각 선수에게 배정하는 주식 수와 선수가 향후 수입에서 상환해야 할 비율을 제한하고 있다. 라그랑헤에 대한 총 투자금은 지난 1월에 16만9403달러로 상한선에 도달했다. 계약금의 약 17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라그랑헤는 잠재적인 메이저리그 수입의 0.75%를 100명이 넘는 초기 투자자들에게 상환할 책임이 있다. 

코놀리에 따르면 향후 라그랑헤가 1300만 달러를 벌면 투자자들에게 약 9만7000달러를 나눠줘야 한다. 이 시나리오에선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만 라그랑헤가 3억 달러 수입을 올리면 약 250만 달러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투자 금액 대비 14배가 넘는 금액이다. 

라그랑헤뿐만 아니라 외야수 조스틴슨 가르시아(피츠버그 파이어리츠·10만1713달러), 포수 레오나르도 베르날(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7만6786달러), 내야수 에체드리 바르가스(마이애미 말린스·7만8288달러)도 핀렛의 투자 자금을 받은 선수들로 모두 라틴아메리카 선수들이다. 

[사진] 클리블랜드 엠마누엘 클라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클리블랜드 엠마누엘 클라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된 올스타 마무리투수 엠마누엘 클라세(클리블랜드 가디언스)도 지난해 7월 투자 창구가 닫히기 전까지 핀렛에서 31만5000달러 이상 모금된 상태였다. 그러나 클라세는 승부조작 혐의로 영구 제명 위기에 놓였고, 투자자들은 돈을 잃게 생겼다. 코놀리는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고위험 투자라는 것이다. 수익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클라세가 황당하게 실패작으로 돌아갔지만 라그랑헤가 이 회사의 새로운 간판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4경기(1선발) 1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0.66으로 호투했다. 13⅔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볼넷은 4개만 내줬다. WHIP 0.73 피안타율 1할3푼. 201cm 장신에서 최고 시속 103.1마일(165.9km), 평균 100.2마일(161.3km) 포심 패스트볼을 뿌리며 날카로운 스위퍼, 슬라이더로 위력을 떨쳤다. 

강렬한 시범경기에도 불구하고 개막 로스터에는 들어가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불펜으로 쓸 수 있었지만 선발 육성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머지않은 분위기.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시즌 초반, 중반, 후반, 어느 시점에서든 라그랑헤가 팀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그의 지속적인 성장이 팀에 가져다줄 것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뉴욕 양키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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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학([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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