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잉글랜드 축구에서 또 한 번 일명 '아시안 패싱' 의심 사례가 나왔다. 이번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22, 맨체스터 시티)가 유럽 무대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지 못했다.
일본 '풋볼 채널'은 23일(한국시간) "카라바오컵 결승서 논란이 발생했다. 맨시티 수비수 후사노프가 트로피를 드는 순간 카메라가 전환됐다. 과거 미나미노 다쿠미와 엔도 와타루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맨시티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에서 아스날을 2-0으로 제압했다. 니코 오라일리가 전반 15분과 전반 19분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이번 승리로 맨시티는 통산 9번째 리그컵 우승을 달성했다. 2020-2021시즌 이후 5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최다 우승팀 리버풀(10회)을 1회 차이로 바짝 추격하게 됐다. 10년 전 지휘봉을 잡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따낸 10번째 트로피이기도 하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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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사노프도 90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맨시티의 우승을 지켜냈다. 2004년생인 그는 지난해 맨시티에 합류하며 구단 최초의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됐다. 이후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우측 풀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그리고 트로피까지 손에 넣은 후사노프. 우즈베키스탄 '자민'은 "후사노프가 커리어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유럽 무대에서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라며 "후사노프는 맨시티와 함께 역사적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그의 개인적인 업적일 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축구 역사에도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이라고 극찬했다.
다만 우승 세리머니 도중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맨시티 선수들이 2층 관중석으로 올라가 한 명씩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트로피 세리머니를 펼쳤다. 중계 카메라도 이를 클로즈업하고 있었다.
그러나 후사노프의 차례가 되는 순간 카메라 시점이 바뀌었다. 존 스톤스가 트로피를 힘차게 흔든 뒤 해맑은 얼굴의 후사노프에게 건네기 직전 중계화면은 돌연 높은 위치에서 전체 관중석을 잡는 앵글로 전환됐다. 그런 뒤 후사노프 바로 옆에 있던 엘링 홀란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다시 선수를 줌인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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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딱 후사노프의 모습만 카메라에 제대로 잡히지 않은 것. 이를 본 팬들 사이에선 아시안 패싱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 선수인 후사노프를 의도적으로 제외하는 일종의 인종차별이란 비판이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성용, 손흥민, 김민재와 레스터 시티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오카자키 신지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직전 카메라가 다른 곳을 비추곤 했다.
후사노프의 세리머니 패싱 장면은 일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과거에도 리버풀 소속으로 카라바오컵 우승을 경험한 일본 국가대표 미나미노 다쿠미와 엔도 와타루가 트로피를 드는 순간이 화면에 제대로 잡히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는 "잉글랜드에서 발생한 이러한 의아한 화면 전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박지성, 가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 미나미노, 엔도 등 아시아 선수들이 비슷한 일을 겪은 바 있다"라며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과연 단순한 우연일까"라고 꼬집었다.
팬들의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일본 소셜 미디어에선 "카메라워크가 확실히 이상하다", "우승 순간인데 분명 이상하다", "언제까지 아시아인 차별을 할 거냐",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슬슬 제대로 항의해야 한다. 선수들도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