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0% 넘게 급락하고 글로벌 증시는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메시지 한 건에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5분 트루스소셜에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은 전체를 대문자로 작성돼 긴급성과 확신을 강조한 ‘트럼프식 메시지’로 해석된다.
게시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개장 전 거래에서 국제유가는 13% 넘게 급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으며 주식 선물은 급등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입장 변화가 5분 만에 촉발한 랠리”라고 평가했다. 마르코 파픽 BCA리서치 수석 전략가는 “실물경제가 벼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증시에서도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31포인트(1.38%) 올랐고, S&P 500과 나스닥도 각각 1% 이상 상승했다. 유럽의 STOXX Europe 600 역시 장 초반 하락세를 딛고 0.6% 상승 마감했다. 유가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WTI도 80달러대 후반까지 밀리며 2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달러는 약세로 전환됐고 미 국채 금리도 4~5bp 하락했다.
다만 상승세는 장중 일부 꺾였다. 이란 측이 협상 사실을 부인하면서 시장의 낙관론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팀 그리스키 잉걸스앤스나이더 수석 전략가는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불확실하지만 협상 기대가 시장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스티븐 잉글랜더 스탠다드차타드 연구 책임자는 “최악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단기 리스크는 낮아졌다는 판단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초기 급등 이후 상승폭이 줄어든 데 대해 “전쟁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메시지가 변동성을 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급락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