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용 변호사 초기 대응 전략] 계열사·임원까지 묶은 소송 증가 법원, ‘묻지마식’ 책임 확대 제동 고용관계·구체적 사실 엄격 적용 “내용 면밀 분석해 허점 찾아야”
정찬용 가브릴로브&브룩스 변호사가 고용 소송 초기 대응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최근 한인 사회를 중심으로 직원·고용 관련 소송이 늘어나는 가운데, 소송 초기 단계에서 법적 요건을 따져 사건을 조기에 종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변호사들은 무리하게 제기된 소송일수록 소장 단계에서 허점을 짚어내는 대응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본사뿐 아니라 계열사, 임원까지 함께 소송 대상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늘면서 초기 대응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찬용 가브릴로브&브룩스 변호사는 “보상을 더 받기 위해 소송 대상을 넓히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고용관계나 업무 관여가 확인되지 않으면 법원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법원 판단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법원의 고용소송에서 A업체가 기존 사업을 인수하고 시설과 인력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원고가 ‘사업 승계 책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실제 고용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소장을 기각했다. 임금 지급 책임 역시 고용관계가 전제돼야 하는 만큼, 관련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B업체 소송에서도 비슷한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기존 고용주와 일부 개인 피고에 대해서는 임금 미지급 여부를 계속 따지도록 했지만 사업을 인수한 B업체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업 인수 시점이 원고 퇴직 이후였고 승계 책임 규정도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같은 사건에서도 회사별로 책임 여부를 나눠 판단한 셈이다.
가브릴로브&브룩스 로펌은 소장 요건 부족으로 기각된 사례도 소개했다. LA카운티 수퍼리어법원의 C업체 소송에서 원고는 부도 수표, 사기, 계약 위반 등 8개 혐의를 제기했지만 법원은 “구체적 사실이 부족하다”며 소장을 전면 기각했다. 특히 사기 주장과 관련해 언제·어디서·누구에게 어떤 허위 진술이 있었는지가 특정되지 않았고, 일부 피고는 이름만 언급됐을 뿐 구체적 행위나 책임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법원은 추상적인 주장만으로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실제 고용관계와 구체적 사실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송이 본격화되기 전인 소장 단계에서 정리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정 변호사는 “관계사나 임원을 무리하게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법적 근거가 부족한 사례도 적지 않다”며 “소장을 면밀히 분석해 요건이 부족한 부분은 소장 기각 신청으로 초기에 걸러내면 재판까지 가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대응에 따라 수년간 이어질 수 있는 소송을 단기간에 정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