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안전공업, 15년간 7차례 화재로 출동”…"유증기는 점검항목서 빠져”

중앙일보

2026.03.23 22:47 2026.03.24 01: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74명의 사상자가 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에서 지난 15년간 화재로 소방당국이 출동한 것은 총 7건이었다. 대부분 작업공정과 집진기 등에서 나온 기름때와 분진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안전공업 측은 정기적으로 자체 점검을 받은 뒤 이를 소방 당국에 보고했으나 매년 지적사항이 되풀이됐고, 특히 이번 화재를 급속히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기름찌꺼기나 유증기(일종의 가스) 등은 점검항목에서 빠져 있었다.

대형화재로 사망과 부상 등 70여명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24일 소방당국이 불법 증축으로 확인된 공장 내부를 감식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작업 또는 청소작업 중 화재

24일 대전소방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5년간 소방 당국이 출동한 안전공업 화재는 모두 7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불은 다행히 조기에 진화돼 인명피해는 부상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009년 1월에는 천장 부위 덕트 내 기름찌꺼기와 단조기(금속가공 장비)에서 발생한 고열로 불이 났고, 2012년 4월에는 집진 파이프 안에 있는 분진이 단조 작업 시 발생한 불티에 붙어 화재가 발생했다. 2017년 1월과 2019년 7월에는 마찰열에 의해 집진기 내부 분진에 불이 붙어 각각 화재가 발생했다.

2023년에는 불이 두 차례 났다. 이해 5월에는 집진기 덕트 청소 작업 중 불티가 슬러지에 떨어져 착화됐고, 6월에는 레이저 용접기에서 발생한 불티가 집진기를 타고 이동해 불이 났다. 그 외 2020년 9월 발생한 화재 1건은 담배꽁초로 인해 폐기물 보관장소 쓰레기 더미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대전 안전공업 공장 화재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안전보건공단과 노동당국과 소방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절삭유 기름때 점검 항목은 빠져

이와 함께 이 회사는 작업 공정과 회사 규모상 자체 점검 2가지(종합점검·작동점검)를 모두 받아야 한다. 안전공업은 자체 점검 후 결과를 소방 당국에 보고한다. 이 경우 결함을 자체적으로 조치한 후 확인받는 구조다. 정작 자체 점검 32개 항목에는 노조와 직원이 회사에 건의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절삭유에서 비롯된 기름찌꺼기와 유증기 등 환경개선, 환풍기나 집진시설 개선 필요성 등에 대한 항목은 없었다.

자체 점검에서 지적된 사안도 매년 10여개에 달했다. 지난해 종합점검 때는 소화설비 1개소, 경보설비 3개소, 피난구조 설비 1개소 등 모두 5개소에서 불량이 적발됐다. 작동점검에서는 소화설비 1개소, 경보설비 11개소, 피난구도 설비 1개소 등 모두 13개소가 지적당했다.

대형화재로 사망과 부상 등 7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현장에서 지난 23일 경찰과 소방, 고용노동부, 국과수 요원 등이 합동으로 화재 감식을 실시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주요 적발 내용은 옥내소화전으로 물을 끌어오는 펌프실의 압력이 부족해 불량하다는 소화설비 지적과 1층 차동식 감지기 탈락과 불량, 통로유도 등 점등 상태 불량 등이 언급됐다. 또 공장 1층 가공라인 상당수에서 화재 발생에 대비한 연기감지기가 불량해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024년에는 종합점검 때 12개소, 작동점검 때 10개소에서 문제점이 지적되는 등 매년 10여곳에서 불량 사안이 적발됐다.

목원대 채진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과거에 여러 차례 불이 났는데도 화재 대비에 소홀한 것이 이번 참사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화재는 소방 당국의 감시·감독만으로 막아내기 어려운 만큼 개별 현장에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족이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쯤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회사인 안전공업에서 불이 나 10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사망자 구조까지는 27시간 43분이 걸렸다. 이 사고로 업체 직원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과 노동 당국은 사측의 기름 찌꺼기 관리, 취급 실태와 집진기 등의 적정성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방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