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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부동산은 심리전, 물샐 틈 없이 준비”…보유세 카드 언급

중앙일보

2026.03.24 00:47 2026.03.24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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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부동산 투기를 방치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각 부·처·청에서 세제든 금융이든 규제든 다들 준비하고 계실 텐데, 엄정하고 촘촘하게 0.1%의 물 샐 틈도 없게 모든 악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11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여전히 ‘어떻게 정부가 시장을 이기겠냐’, ‘결국은 정치적 이유로 압력이 높으면 포기하겠지’,‘버티자’ 이런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은) 욕망에 따른 저항이 불가피하기는 한데, 그걸 이겨내지 못하면 이 정부의 미래도 없다”며 “정치적 고려를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에 대해선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최악의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값이 비싸지니까 이게 물가를 올리는 원인이 된다”며 “기업·산업 쪽에서는 생산비가 올라가니까 경쟁에서 뒤처지고,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값 상승이 물가 인상은 물론, 산업 경쟁력 약화도 초래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또 “결국 부동산은 심리전에 가까운데, 지금까지는 기득권 또는 정책 결정 권한을 가진 집단·사람들이 (정의가 아닌) 욕망을 편들었다”라고도 꼬집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세제’를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그간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서도 “집값 안정을 위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능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1월 31일)라거나 “당장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2월 3일) 등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날 국무회의에선 철저한 부동산 정책 마련을 주문하면서 세제·금융·규제를 나란히 열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0시쯤엔 한국과 선진국 대도시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비교한 기사를 X에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습니다.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고도 적었다. 기사를 공유하는 형태였으나, 이 대통령이 보유세를 직접 언급한 것 역시 이날이 처음이다. 해당 기사에는 한국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약 0.15%)이 미국 뉴욕(1%)과 일본 도쿄(1.7%), 중국 상하이(0.4~0.6%)보다 낮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 이재명 대통령 X]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초고가 주택과 관련해 “부동산이 서울의 문제인 만큼 나라별 보유세 현황보다 메트로폴리탄 보유세를 지표로 삼는 게 맞는다”며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탄 도시인 뉴욕·런던·도쿄·상하이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처럼 재산세를 (평균) 1% 메긴다고 치면, 집값이 50억이면 1년에 5000만원씩 보유세를 내야 한다”며 “연봉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유세 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청와대는 “보유세는 여전히 최후의 카드”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X 메시지는) 궁금했던 내용을 기사로 작성해 줘서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세계 각국의 보유세 현황에 대해서 소개하는 차원인 듯 싶다”며 “늘 말했듯이 보유세는 가장 최종적으로 검토할 정책 사안”이라고 밝혔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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