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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군 우두머리” 압박했지만…‘조희대 탄핵안’에 신중해진 與

중앙일보

2026.03.2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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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에 대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이 시작되자 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범여권 일부에서 주도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에 추진력이 붙으면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오히려 신중론을 펴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민감한 시점에 탄핵 논란이 커지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있는 까닭이다.

탄핵안 발의를 주도해온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24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어제(23일)까지 109명이 공동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며 “더불어민주당 의원 90여명을 포함해 범여권 의원 다수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헌법상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해선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셈이다. 최 의원은 “복수의 헌법학자에게 위헌 소지 검토를 요청했고, 이후 발의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 탄핵론은 지난해 6·3 대선 직전에도 커졌었다.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민주당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였다. 다만 사법부가 이 대통령의 모든 재판을 중지하고, 선거 과정에서 민생 이슈가 우선순위에 놓이며 힘을 얻지는 못했다. 단독으로 발의 요건을 채울 수 없는 혁신당(12석)이 지난해 10월 조 대법원장 탄핵안을 공개했을 뿐이었다.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조희대 탄핵론’은 민주당이 지난달 이른바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고, 조 대법원장이 이에 “국민에 해가 되는 내용이 없는지 심사숙고해달라”는 등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며 재시동이 걸렸다. 민주당 강경파인 민형배·김용민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이 지난 4일 ‘조 대법원장 탄핵 공청회’를 연 데 이어 12일에는 민 의원과 최 의원을 비롯한 13명이 탄핵안 발의를 공식화하며 “99명 의원의 서명을 받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절대 다수가 민주당 의원으로 채워진 ‘탄핵안 동의 리스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부에선 탄핵 추진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가 뚜렷했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동료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한 명 한 명 붙들고 동참을 원하는데 보는 눈도 있고, 안 할 수도 없어서 서명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탄핵 추진을) 추측할 수 없고 지켜봐야 한다”고만 했다. 공동 발의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한 의원실 보좌관은 “조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보고 있지만 대법원장 탄핵 같은 민감한 사안을 당·정·청 협의 없이 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 탄핵 요구에 “당 소속 의원 의지가 강한 만큼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잘 수렴하고 모아보겠다”(지난 6일)고 했던 정청래 대표는 최근 이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정 대표는 사법 3법에 반대하는 조 대법원장을 “저항군 우두머리”라 칭하며 자진 사퇴도 촉구했었다.

특히 당내에서는 지방선거 전 탄핵 추진에 더욱 선을 긋는 기류다.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우리는 서울까지 포함한 전국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서울 등 중도층 민심이 중요한 지역에서 대법원장 탄핵 추진은 역풍을 부를 게 분명하다”고 했다. 탄핵 추진 목소리를 강하게 내온 의원도 통화에서 “선거 전에 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보다 선명성을 강조하는 혁신당의 핵심 관계자는 “지방 선거가 두 달이나 남았는데, 선거 전 탄핵안 처리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김나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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