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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무너뜨린 '봄 배구 신바람' GS칼텍스 "다음은 현대건설"

중앙일보

2026.03.2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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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5-26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 세트 스코어 3대1 승리를 거둔 GS칼텍스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가 봄 배구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봄 배구 초청장을 손에 넣은 GS칼텍스는 단판 승부인 준플레이오프(PO)에서 그 여세를 이어갔다. 정규리그 3위 GS칼텍스는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준PO에서 정규리그 4위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19-25, 25-21, 25-19, 24-23)로 물리쳤다. GS칼텍스는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과 PO(3전 2승제)를 치른다. PO 1차전은 26일 현대건설의 홈인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25-2026 V-리그 여자부 준플레이오프(준PO)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여자부에서 단판 승부를 벌이는 준PO가 성사된 것은 역대 최초다. 준PO는 정규리그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하인 경우에 열린다. 뉴시스

집중투자를 속되게 이르는 단어 ‘몰빵’과 배구를 결합한 이른바 ‘몰빵 배구’는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을 맡기는 경기 스타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뒤집어 보면 특출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만 할 수 있는 전술적 특권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가 ‘몰빵 배구’라는 단어를 달고 다녔다. 여자부 득점 1위인 아포짓 스파이커 실바(쿠바)를 보유한 팀이기 때문이다. 경기 전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세터에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실바에게 몰아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이런 전술을 상대인 흥국생명이 그냥 놔둘 리 없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GS칼텍스가 흥국생명에 끌려가다 결국 세트를 내준 이유이기도 하다. 흥국생명은 서브도 블로킹도 실바에 집중시켰다.

2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준플레이오프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GS칼텍스 지젤 실바가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터가 김지원에서 안혜진으로 바뀐 2세트부터 GS칼텍스는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안혜진은 GS칼텍스의 공격선를 실바에서 아시아 쿼터 선수 레이나(일본)와 유서연 등으로 다양화했다. 그래도 서브 리시브가 나쁘거나 세트가 여의치 않아 오픈 공격이 필요할 때는 실바에게 공을 올렸고 실바는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 실바는 42득점, 공격 성공률 59.15%를 기록했다. 자신의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인 30.08득점, 공격 성공률 47.44%를 한참 상회한 기록이다. 그뿐만 아니라 흥국생명 팀 내 득점 1, 2위 레베카(미국·23점)와 정윤주(14점)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여자부 최고 공격수이면서도 한국 무대에서 봄 배구는 처음인 실바는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보여줬다.

2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준플레이오프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GS칼텍스 레이나 도코쿠가 리시브하고 있다. 사진 KOVO

이날 양팀 합쳐 최고 득점자인 실바 못지않게 활약한 선수가 GS칼텍스 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다. 2세트부터 코트에 나선 레이나는 세 세트만 뛰고도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7득점 했다. 후위에서는 서브 리시브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전위에서는 블로킹도 2개나 잡아냈다. 레이나까지 막기 위해 흥국생명의 견제가 분산된 사이 실바는 더욱 힘을 냈다. GS칼텍스로선 정규리그 중간 부상당한 레이나를 대체선수 없이 기다린 보답을 받은 셈이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레이나는 코트 반대편 옛 동료들의 봄 배구를 한 경기 만에 마침표를 찍게 만들었다.

24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준플레이오프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GS칼텍스 세터 안혜진이 토스하고 있다. 사진 KOVO

배구가 이른바 ‘세터 놀음’인 만틈 세터를 빼고 승리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날 GS칼텍스의 공격을 조율해 승리를 연출한 건 결국 세터 안혜진이다. 부상으로 후배 김지원보다 이번 시즌 출전이 적었던 안혜진은 큰 경기에서 노련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경기 전 시구자로 나선 여자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은 시구를 마친 뒤 인사말과 함께 “안혜진 파이팅”을 외쳤다. 두 선수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나 우정을 쌓았다고 한다. 응원에 고무됐던 걸까. 2세트부터 공 배급을 맡은 안혜진은 동료를 폭넓게 활용했다. 레이나와 유서연 등 실바 외의 GS칼텍스 공격수들 활용 빈도가 늘어나자 실바는 흥국생명 블로커들의 집중 견제에서 풀려나 공격에 더욱 불을 뿜었다. 첫 세트를 내준 뒤 안혜진과 레이나를 투입한 이영택 감독의 용병술이 승리의 토대가 된 셈이다.

장혜수 스포츠선임기자



장혜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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