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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은 풍력발전기, 그중 92%가 영덕에

중앙일보

2026.03.24 08:01 2026.03.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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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북 영덕군 풍력발전단지에 전날 화재로 까맣게 탄 풍력발전기가 서 있다. 이곳의 풍력발전기 24기는 준공된 지 20년이 넘었다. [뉴시스]
화재로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난 경북 영덕풍력발전단지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에 있는 풍력발전기 24기 모두 준공된 지 20년이 넘었다. 이는 전국 풍력발전기 중 20년 이상 된 26기의 92.3%를 차지한다.

24일 한국에너지공단 ‘풍력기 위치정보’에 따르면 영덕풍력이 운영하는 영덕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기 24기는 준공일이 2006년 1월 1일이다. 풍력발전기 설계수명은 대략 20년 정도다. 실제 수명은 안전점검을 거치면서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도 지난해 5월 전문기관에 의뢰해 별도의 종합안전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후화에 따른 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3일 영덕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 19호기 블레이드(날개) 부위에서 불이 났다. 풍력발전기 공급·수리업체 직원 3명이 투입돼 수리 작업을 하다 숨졌다. 지난달 2일엔 발전기 21호기가 기둥 중간 부분이 꺾이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덕군이 풍력발전기들을 전면 철거하겠다고 나선 것도 노후화 때문이다. 김광열 영덕군수는 24일 “지은 지 20년이 지나서 낡은 데다 연이어 사고가 난 만큼 철거를 추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영덕군은 운영업체와 기존에 맺은 군유지 대부계약을 해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민단체들은 노후 풍력발전기가 점차 늘어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풍력발전기 안전 관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 없다.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매뉴얼대로만 설비나 관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전사고에 보다 대응하기 쉬운 신형 풍력발전기로의 교체도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사고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면 사고 경위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한 업체 관계자들의 업무상 과실 여부도 따질 계획이다. 원인 규명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김정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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