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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국, 가장 적대적 국가…건드리면 무자비한 대가”

중앙일보

2026.03.24 08:01 2026.03.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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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루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의 본질을 ‘적대적 공존’으로 다시 규정한 셈인데, 개헌 토의 사실을 밝히면서도 ‘적대적 두 국가’ 반영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24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새로 구성된 최고인민회의(한국의 국회 격) 2일차 시정연설에서 남한에 대한 대적(對敵) 투쟁을 선언했다. 회의는 22일 시작해 이틀 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1만6000여자 분량의 연설에서 김정은은 남측에 대해 “공화국 정부는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불퇴로 계속 공고히 다지며 적대 세력들의 온갖 반공화국 도발책동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대적 투쟁을 공세적으로 벌려나갈 것”이라며 “우리 공화국을 건드리는 한국의 행위에 대해서는 추호의 고려나 사소한 주춤도 없이 무자비하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은 지난 2023년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대남 단절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9차 당대회에서도 남측을 “철저한 적대국이며 영원한 적”으로 규정했다.

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 14기 기간 최대의 성과로 ‘핵보유국 지위’ 달성을 꼽았다. “오늘의 현실은 적들의 감언이설을 배격하고 핵보유를 되돌릴 수 없게 영구화한 우리 국가의 전략적 선택과 결단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엄연히 실증해 주고 있다”면서다. 이는 이란 사태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그는 이어 “국가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담보하는 데서 가장 확실하고 영구적이며 믿음직한 선택안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힘의 수단을 틀어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은 “우리의 적수들이 대결을 선택하든, 평화적 공존을 선택하든 그것은 그들이 택할 몫이고 우리는 그 어떤 선택에도 대응할 준비가 되여있다”며 “우리는 공화국 헌법이 부여한 사명과 국가핵무력 강화노선의 요구에 맞게 자위적 핵억제력을 더욱 확대 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세계 도처에서 국가테러와 침략 행위를 자행하고 있지만 오만무도한 미국의 강권과 만용은 (중략) 오히려 자주 세력의 반미 감정과 증오심을 격발시키고 단결과 항거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비난하지는 않았다.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개헌을 토의했다고 밝히면서도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했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략적 모호성을 키워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행동 범위를 유연하게 조절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정은의 초청에 따라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5일부터 26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반미연대’의 일원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핵 보유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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