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동휘를 연기하는 이동휘…“누구나 메소드 연기하며 산다”

중앙일보

2026.03.24 08: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이기혁 감독이 연출한 영화 ‘메소드연기’는 주연 배우 이동휘(위 사진·가운데)가 자신의 실명으로 출연한 코미디 영화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메소드연기’(18일 개봉)는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는 배우의 고뇌와 도전을 그린 코미디다. ‘알계인’(알코올 중독 외계인)이란 코미디로 사랑 받았지만, 웃기는 배우로만 소비되고 싶지 않은 배우 이동휘가 주인공이다.

사극 출연 기회가 찾아오자, 그는 정극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하지만 촬영장의 여러 변수는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려 하는 그의 발목을 잡는다.

영화는 현실 배우 이동휘가 극중 배우 이동휘를 연기하는 독특한 설정의 작품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영화 ‘극한직업’·‘범죄도시4’ 등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 이동휘(41)는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기혁 감독.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를 연출한 동갑내기 이기혁 감독과는 20년 지기다. 지난 16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둘을 함께 만났다.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이 모두 주인공처럼 느껴지는”(이 감독) 영화는 “10여 년 연기 활동의 경험과 고민이 녹아 있는 ‘자기 고백’같은 작품”(이동휘)이다.

이동휘 캐릭터에는 실제 이동휘와 이 감독의 모습이 함께 반영됐다. 얼떨결에 매니저 대신 촬영 현장에 따라온 형 이동태(윤경호) 캐릭터에는 집안 형편 때문에 영화의 꿈을 접어야 했던 이 감독의 형 스토리가 녹아 있다.

생계 때문에 투잡을 뛰는 소속사 대표, 카메라 앞에서의 중압감, 촬영 현장의 팽팽한 기 싸움 또한 배우 출신인 이 감독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촬영장의 이동휘에겐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갑자기 바뀐 대본 앞에서 주저하는 이동휘에게 PD(공민정)는 외친다. “우린 (작가가) 써주는 대로 하면 되는 거야.”

이동휘는 “내 실제 모습과 대중이 바라는 모습 사이의 간극은 저만의 고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동휘의 엄마 정복자(김금순)는 암 투병하면서도 늘 밝은 표정으로 춤추고 노래한다. 자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고통을 참으며 더 힘차게 노래하는 정복자처럼 누구나 삶이라는 무대에서 메소드 연기를 하며 살아가잖아요. 각자 역할을 부여받고 어떻게든 버텨내며 살아가는 모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이 감독)

“김금순 선배가 제 어머니 같아서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는 이동휘는 영화 말미에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메소드급 연기를 선보인다. 이 감독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한 이동휘의 연기를 관객들이 편견과 선입견 없이 볼 수 있도록 조명을 낮추고, 뒷모습 위주로 찍었다”고 말했다.

극중 배우 이동휘에게 인기와 함께 ‘웃긴 배우’라는 꼬리표를 달아준 코미디 작품 ‘알계인’.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이동휘는 코믹 배우 이미지에서 탈피하려 애쓰는 극중 캐릭터와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관객들이 제 연기를 보고 웃는 모습에 행복을 느낀다”며 “다른 캐릭터에 끊임없이 도전하기 위해 연극, 독립 영화에서 연기 담금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휘는 자신의 삶에서 어떤 메소드 연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그는 “‘배우가 되기엔 부족한 것 같다’는 말을 들었지만, 청개구리 같은 마음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왔다”며 “끊임없이 무언가에 도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있는 그대로의 나’로만 살아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나 또한 ‘배우가 연출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란 편견에 맞서 세 편의 단편 영화를 찍었고, 결국 장편 연출까지 해냈다”고 덧붙였다.





정현목([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