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덜 내고 덜 받는’ 5세대 실손 임박…“병원 잘 안가면 유리”

중앙일보

2026.03.24 08:0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실손보험 5세대 출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험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5세대 도입 전 4세대 ‘막차’를 탈지,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지가 주된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5세대 개편 핵심이 ‘적게 내고 적게 받는’ 구조인 만큼, 개인의 건강 상태와 현금 흐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내달 말에서 5월 초 보험업감독규정 변경에 따라 실손보험이 5세대로 개편된다. 실손보험은 질병·상해로 통원·입원 치료를 받은 경우 실제 지출한 의료비에 대해 보험사가 보상하는 상품이다.

5세대 실손은 비급여 치료비 보장 특약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구분한다. 비중증·비급여 본인 부담률을 기존 30%에서 50%로 올리고, 보상 한도도 연간 1000만원으로 제한해 4세대보다 보장 수준을 낮췄다. 체외충격파나 도수치료 등 ‘과잉 진료’ 논란을 키운 비급여 치료도 보장에서 제외된다. 대신 보험료가 기존 4세대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5세대 실손이 나오면 2세대 후기(2013년 4월 이후 가입), 3·4세대 가입자는 재가입 주기에 맞춰 자동으로 전환된다. 2세대 후기·3세대 가입자의 재가입 주기는 15년, 4세대 가입자의 경우 5년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5세대 도입 전 미리 4세대로 갈아타 5년이라도 더 넓은 보장을 받아야 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전했다. 평소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자주 가거나, 도수·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치료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4세대 막차를 타는 게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1·2세대 초기 가입자의 고민은 더 깊다. 당시 상품은 비급여 진료가 폭넓게 보장되고, 본인 부담률이 0~20% 수준으로 낮았다. 약관 변경이나 재가입 조항도 없어, 원치 않으면 5세대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4세대 대비 평균 2~4배가량 보험료가 비싸다. 1세대 가입자인 A씨(37)는 “보험료가 갱신 주기마다 크게 오르긴 하지만 보장 혜택이 워낙 좋아 5세대로 전환하기는 고민이 된다”고 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치료를 자주 받는다면 초기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도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율 상승이 가중되면서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어, 소득과 현금 흐름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장·노년층의 경우 5세대로 전환해 실손보험료를 줄이고, 중증 질환 위주로 보장을 설계하는 방법도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1·2세대 가입자에게 현금으로 보상하고, 5세대 전환을 유도하는 ‘계약 재매입’ 제도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신중한 입장이다. 가입자마다 보험금 수령 이력이 달라 보상금 산정 기준을 일률적으로 책정하기 어렵고, 각 사가 수 많은 가입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도 재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4세대로 갈아탄 가입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의료 체계와 과잉 처방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실손보험만 손질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관행적으로 사용돼온 비급여 항목에 대해 사용 목적·대상·방법을 명확히 고시해 실질적으로 이용을 줄이는 한편, 1~4세대 실손보험 요율을 정상화해 5세대와의 가격 차를 키워 전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