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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날 데사이의 마켓 나우] 이란전쟁의 역설, 더 강해진 미국 자산

중앙일보

2026.03.24 08:04 2026.03.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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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
오일쇼크가 현실화됐다. 하지만 과거 위기에 버금가는 구조적 붕괴는 아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유가는 약 5배 폭등했다. 상황 악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나, 충격은 그때에 훨씬 못 미친다.

거시경제적 파장은 제한적이다. 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약 0.2~0.25%포인트 상승한다. 브렌트유가 상반기 중 배럴당 90달러 선에서 안정화되면, 연말 인플레이션은 3.5~3.75%까지 오를 수 있다. 달갑지는 않지만 위기 수준은 아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가계 구매력과 소비는 위축되겠지만, 미국의 재정 정책이 일부 완충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 경제의 확장 기반은 여전히 견고하다. 인공지능(AI) 주도의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 이를 보여준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에너지 순수출국이다. 반면에 유럽은 에너지 소비의 약 60%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란 분쟁 이후 가스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크다.

이러한 환경에서 네 가지 투자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달러는 구조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퍼졌던 미국 자산 매도(sell America) 흐름은 이란 분쟁을 계기로 약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둘째, 소프트웨어 섹터의 조정은 선별적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시장은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광범위하게 대체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섹터 전반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과도한 일반화다. 재편과 대체는 다르며, 현재 시장은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신흥시장에서도 차별화된 접근이 유효하다. 신흥시장 자산은 그간의 우호적 투자 심리에 힘입어 상당한 수혜를 누렸던 만큼, 지금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러나 원자재 수출국과 거시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한 국가들은 회복탄력성을 보일 것이다.

넷째, 지금은 장기 채권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아니다. 선진국들은 이미 높은 부채와 심각한 재정 적자를 안고 있다. 이란 사태로 경기까지 나빠지면 각국 정부는 돈을 더 풀 수밖에 없는데, 이는 물가를 자극하고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내려가므로, 장기 채권을 많이 보유할수록 손실 위험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이란전쟁은 미국의 구조적 강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전쟁의 향방은 여전히 미지수다. 다만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자극적인 언론의 헤드라인보다 시장의 시각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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