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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승용차 5부제와 최고가격제…에너지 절약 엇박자 없어야

중앙일보

2026.03.24 08:26 2026.03.2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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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정부서울청사 정문에 차량 5부제 시행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오늘(25일) 0시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를 시행했다.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민간에도 자율 참여를 요청하고 사정이 나빠지면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한다. 최근의 에너지 수급 불안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개별 정책의 타당성을 넘어 대책 전반의 정합성과 실효성에 있다. 대표적 사례가 석유 최고가격제와 5부제의 병행이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정책은 소비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반면에 5부제는 차량 운행을 줄이려는 수요 억제책이니 서로 엇박자가 난다. 다양한 대책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세심한 조율과 조정이 필요하다.

전기·수소차를 공공기관 5부제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한 것이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어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낮시간대에 충전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충전에 소요되는 전력이 적지 않다. 지금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다. 이런 상황에서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유사의 가격 담합에 대한 수사도 혐의가 드러났으면 해야 하지만,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정유사의 원유 도입 업무를 위축시켜선 안 된다. 지난 23일 검찰은 4대 정유사의 담합 행위를 적발하기 위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엄정 대응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유가 담합은 중대 범죄라고 직접 비판한 적이 있다. 담합은 엄정하게 다뤄야 하지만, 해외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는 것도 정유사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산업과 민생 전반에 미칠 파장도 간과할 수 없다. 벌써 석유에서 나오는 핵심 중간재인 나프타 부족 사태가 발생해 ‘비닐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 조치까지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다. 메시지 관리도 필요하다.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가기 위해선 국민에게 사정을 소상히 설명하고 에너지 절약 대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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