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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링 그 아틀라스 아니다…현대차 공장 투입될 '찐 로봇'

중앙일보

2026.03.24 13:00 2026.03.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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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연구형이 손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K로봇 연구


수백명의 청중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인사하고, 360도로 허리를 돌리는 유연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계체조 선수처럼 텀블링 후 흔들림 없이 두 발로 야무지게 착지하는 모습에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6)와 유튜브에서 공개된 키 190cm의 이 거구 로봇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대중 앞에서 아틀라스 실물을 공개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자동차 회사가 ‘콘셉트 카’를 통해 미래 차에 대한 꿈을 그려내듯 아틀라스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야망이 담겼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의 부품 분류 작업에 우선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그런데 있잖아요. 그거 아세요? 실제 공장에 투입될 건 그 로봇이 아니에요.” "

국내 휴머노이드 연구자가 최근 중앙일보에 조심스럽게 꺼낸 말이다. 우리를 놀라게 한 ‘그 로봇’이 아니라니?

" “CES에서 무대에 올랐던 은색 아틀라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기술 검증을 위해서 만든 연구형의 시제품(Prototype)이고요. 현대차가 2028년부터 공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하려는 모델은 그날 파란색 목업(mockup, 속이 빈 시제품)으로 공개됐던 양산형(Product) 모델이죠. 두 모델은 다리 구조부터 다릅니다.” "

복수의 연구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틀라스 연구형은 무릎과 발목 부위에 여러 액추에이터(actuator, 모터·감속기·제어기가 결합한 구동장치)가 들어간 병렬 연결구조다. 큰 힘을 낼 수 있고, 충격도 잘 흡수한다. 텀블링 후 금세 균형을 잡고 버티고 서 있는 이유다.

하지만 양산형은 좀 다른 모습이다.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로봇 팔처럼 단일 액추에이터가 허벅지와 종아리 부분을 연결하고 있다. 다리를 굽히고 펴는 데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거나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연구형보다 다소 부족해 보인다.

이 연구자는 “공개된 사진을 기준으로 볼 때, 만약 양산형을 지금 공장에 배치한다면 선반에서 부품 트레이를 꺼낼 때 뒤로 확 쏠릴 경우 중심을 못 잡고 쓰러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양산형이 실제 동작하는 장면이 아직 공개된 적도 없다. CES 2026를 비롯한 국내외 전시회에서 양산형은 속이 텅 빈 목업으로만 전시됐고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유튜브에서 공개한 양산형 아틀라스의 공장 투입 영상도 3D 렌더링한 가상 영상일 뿐이다.

김경진 기자
그래서 휴머노이드 양산에서 현대차그룹의 첫 관문은 ‘목표 성능’과 ‘합리적 가격’을 모두 만족하는 적정선을 찾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 제어 부문 권위자인 이동준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관건은 풀옵션 성격인 연구용 모델의 성능을 양산 모델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현해내느냐에 있다”며 “대량생산 체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역시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아틀라스 같은 휴머노이드가 국내 제조업 공장에서 흔하게 돌아다닐 시점은 언제쯤일까. 연구자들은 “로봇손이 더 발전하기 전까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아틀라스의 손을 보자. 물체를 집는 손가락 3개(양산형은 4개)로 이뤄진 ‘그리퍼(gripper)’ 형태로 7개의 관절이 있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여전히 사람 손처럼 상황에 맞춰 정교하게 손가락을 움직이진 못한다.

사람의 손은 27개의 뼈와 20개의 관절로 이뤄져 있고 온도나 통증 인지 센서 역할을 하는 신경종말은 1만7000여 개나 있다. 로봇 손을 사람 손 수준으로 만들려면 모터, 감속기, 제어기, 센서 등 부품을 더 늘려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매년 춘절(春節, 중국 설)마다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중국 휴머노이드의 손은 어떨까.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은 인간 같은 손가락 5개 모델을 택했다. 인간이 사용하는 가위, 망치, 펜 등 손가락 5개에 맞춰 설계된 도구도 그대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중국 휴머노이드 제조사 퓨리에의 저우 빈 공동창업자는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AW 2026 전시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자동차 공장에 투입된 중국 휴머노이드도 얕은 전선을 집어 부품에 끼우거나, 힘을 조절해 철판에 플라스틱 부품을 끼우는 등의 작업을 수행해내지는 못한다”고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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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링 그 아틀라스 아니었다…현대차 공장 투입될 ‘찐 로봇’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1900


왜 K로봇 연구인가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핫합니다. 올해 1월 CES 2026 현장에서 아틀라스의 시연이 공개된 지 2주 만에 현대차 주가는 78% 이상 치솟았습니다. 새만금 로봇 클러스터 계획을 밝힌 지난달 27일엔 상한가(67만4000원)를 찍었고요.

증권가에선 “현대차가 생산 인력의 10%만 로봇으로 대체해도 연간 1조7000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1인당 평균 연봉 1억5000만원의 고비용 인력 구조를 바꿀 거라 기대하는 거죠. 로봇이 우리 일자리를 넘보는 날이 정말 올까요?

더중앙플러스가 [K로봇 연구]를 시작합니다. 국내에 휴머노이드 바람을 일으킨 아틀라스의 실제 개발 수준부터 중국 로봇들의 공습 시나리오, 로봇 기업 분석 등 ‘로봇 사회’의 목전에서 주목해야 할 이슈를 직시합니다.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그 어느 때보다 노사관계가 복잡해진 한국에서 ‘로봇 고용’은 언제쯤 가능할지도 따져봅니다.

①텀블링 그 아틀라스 아니었다…현대차 공장 투입될 ‘찐 로봇’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1900

②“로봇 막으면 공장 사라진다” 현대차 노조에 날아든 경고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2707

③포스코, ‘3억짜리 개’ 키운다…에어컨 딸린 개집 지어준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3755




김효성.장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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