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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4명 나갈때 엔비디아는 1명…직원 붙드는 '황금 족쇄'

중앙일보

2026.03.24 13:00 2026.03.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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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1. 외국계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하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5년차 경력직 직원 A씨는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으로 이직을 결정했다. 현재 급여의 두 배 수준인 1억원대 연봉과 연봉의 12%가량 되는 성과급, 최대 2억원의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s)을 제안받으면서다. 그는 사내 노조(초기업노동조합)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성과급 의존도가 높은 데다 고과를 좋게 받아도 진급에서 누락되는 사례를 보며 승진이 힘든 구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해 7월 직원들에게 총 1405억9000만 대만달러(약 6조6200억원)의 연간 성과급을 지급했다. 연간 영업이익의 10%가량 된다. 대만 중앙통신사(C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의 석사 초봉은 220만 대만달러(약 1억원)로 6년차 엔지니어의 경우 연봉과 성과급으로 약 500만 대만달러(약 2억3500만원)를 받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CNA는 “웨이저자 TSMC 회장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면서 압도적인 보상으로 인재 유출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 웃도는 삼성전자 이직률

지난 16일(현지시간)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가속기 ‘베라 루빈’을 소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을 맞아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인재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우수한 인재를 끌어당기는 핵심은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 체계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24년 연간 이직률이 10.1%로 3년째 두 자릿수다. 매년 직원 10명 중 1명 이상은 삼성을 떠나는 것이다. 같은 해 엔비디아의 이직률은 2.5%로 삼성전자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고, TSMC와 마이크론은 각각 3.5%, 5%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8%였던 SK하이닉스의 이직률은 파격적인 성과급 덕분에 2024년 1.3%로 뚝 떨어졌다.



성과 중심 보상 지키는 글로벌 기업

박경민 기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해 직원들이 주주로서 실적 향상에 기여하도록 독려한다. 나중에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달리 RSU는 일정 기간(통상 3~5년) 이상 근무하거나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한다

연간 순이익의 약 1%를 주식으로 보상하는 엔비디아의 경우 기업의 몸값이 뛰며 직원들도 돈방석에 올랐다. 지난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약 3년 새 엔비디아의 주가가 약 950% 올랐고, 직원들이 받은 RSU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RSU 같은 주식 보상에 힘을 싣는다면 ‘오래 머물며 회사를 키우는 것이 내 자산을 극대화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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