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오토바이에 앞번호판(전면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토바이 전면번호판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2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대선 공약의 이행을 위해 오토바이 전면번호판의 의무화 실행안을 준비하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엔 앞뒤에 모두 번호판을 부착하는 자동차와 달리 오토바이는 뒤에만 번호판을 달게 돼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오토바이에도 전면번호판을 부착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스티커나 아크릴판으로 된 전면번호판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다만 앞번호판 부착 대상은 모든 오토바이가 아닌 영업용, 즉 배달오토바이 등으로 한정하는 방안이 유력할 거란 관측이다. 이 경우 기존 배달오토바이까지 당장 소급적용은 하지 않되 일정 기한을 두고 순차적으로 앞번호판을 달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안을 마련한 뒤 여론 수렴을 거쳐 법 개정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당초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시작한 ’영업용 오토바이 전면번호판 시범사업’을 1년간 진행한 뒤 설문조사와 법규 위반 건수 비교 등 효과 분석을 거쳐 후속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범사업 지원자가 당초 목표였던 5000대에 한참 못 미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손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시범사업 현황에 따르면 지원자(배달라이더)는 258명에 불과했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특·광역시(서울·대전·대구·부산·울산·인천·광주·수원·고양·용인·창원)를 대상으로 했지만 서울이 57명, 부산이 11명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참여가 저조했다. 경기 북부지역은 참여자가 0명이다.
이들은 오토바이 앞에 스티커형 번호판을 붙이고 운행하는 대신 보험료 할인과 엔진오일 무상교환, 전기차량 무상점검 등의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참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센티브보다 앞번호판 부착 시 무인카메라 단속과 과태료 등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 같다”며 “이걸 보면 배달라이더들이 앞번호판을 달 경우 법규 위반 때 심리적으로 꽤 부담을 느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앞에도 번호판을 달자는 논의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식음료 배달이 크게 늘면서 배달오토바이의 법규위반도 급증하자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난 21대 대선에서 ‘오토바이 전후방 번호판제 도입’을 공약했다. 민주당은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에서도 같은 내용을 약속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20대 대선에서 ‘영업용 오토바이 전면번호판 단계적 도입’을 공약했었다.
또 일부 첨단카메라를 제외한 기존 무인교통단속카메라는 전면번호판만 인식이 가능한 탓에 뒤에만 번호판이 있는 오토바이는 단속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2만 7000여대의 무인카메라 중 후면번호판 단속이 가능한 카메라는 890여 대로 3%가량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토부가 최근 기존보다 크기를 키우는 등 식별이 더 쉬운 후면번호판을 내놓았지만, 아직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래서 배달오토바이 앞에도 번호판을 달면 기존 단속카메라로 제한적이나마 단속이 되고,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 법규 위반을 삼가는 ‘명찰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022년 말 시민 5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가 오토바이 전면번호판 부착에 찬성했다”며 “배달오토바이 전면번호판 의무화는 법규 준수와 시민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