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배송 속도를 조절하는 대신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여러 물류센터에 흩어진 주문 상품을 하나로 묶어 출고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에게는 별도의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물류센터 기반 묶음배송 최적화 알고리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고객이 여러 상품을 주문했을 때 재고 현황을 분석해 최소한의 물류센터에서 한꺼번에 출고할 수 있도록 그룹핑하는 기술이다.
현재는 동일한 주문이라도 상품별 출고지가 다르면 여러 개의 박스로 나뉘어 배송된다. 이는 포장재 낭비와 물류비 상승은 물론, 배송기사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새 알고리즘이 적용되면 배송은 기존보다 다소 늦어질 수 있지만, 쿠팡은 그 대가로 고객에게 할인이나 리워드 등 프로모션을 제공해 만족도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아마존은 ‘노 러시 쉬핑(No-Rush Shipping)’ 제도를 통해 빠른 배송 대신 일반 배송을 선택한 프라임 회원에게 디지털 콘텐트 크레딧을 지급한다. 쿠팡 역시 시스템 도입 시 쿠팡플레이나 쿠팡이츠 등 자사 서비스와 연계한 강력한 보상 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 효율화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노동 환경 개선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새벽배송 현장을 체험하며 노동 환경을 점검했다. 정치권의 노동 환경 개선 요구에 대해 기술적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쿠팡 측은 “배송 효율화를 위한 아이디어 단계이며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단순한 속도전을 넘어 내실 경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