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5일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국제 마약왕 박왕열(48)의 국내 송환에 대해 “대한국민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李대통령이 지목한 마약왕 박왕열, 한국서 벌 받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필(한국-필리핀)의 우정과 정의를 위한 협력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전 7시 16분 박왕열을 한국으로 임시인도됐다. 임시인도는 자국의 재판 또는 형 집행을 중단하고 범죄인인도 청구국에 신병을 넘겨주는 제도다.
‘동남아 3대 마약왕’, ‘마약왕 전세계’등으로 악명을 떨친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살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있는 상황에서도 호화 생활을 하며 국내에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한국-필리핀 정상회담에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에게 직접 박왕열의 임시인도를 요청한 바 있다.
박왕열은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2022년 4월 필리핀 법원에서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는 텔레그램 아이디 ‘마약왕 전세계’로 활동하면서 국내에 마약류를 공급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드라마 ‘카지노’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두 차례나 탈옥에 성공해 도피하다가 2020년 다시 붙잡혔다. 경찰은 박왕열이 교도소 수감 이후에도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마약 유통을 지시한 것으로 본다.
박왕열은 이날 수십 명의 호송 경찰 인력 등에 둘러싸인 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국내 송환을 위해 법무부는 검찰·경찰·교정본부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10명 규모의 호송팀을 편성했다.
특별대응 TF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브리핑을 열고 “즉시 수사기관에 인계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박왕열은 2016년 10월경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2022년 4월경 필리핀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는 중에도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하고 호화 생활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수감 중에도 한국에 마약을 유통하는 등 피의자를 방치할 수 없다는 범정부 판단하에 마약 범죄에 한해 임시 인도를 청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왕열이 가담한 마약 유통 조직 실체를 규명하고 마약 거래로 취득한 수익을 수사해 환수할 방침이라고 했다.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경찰은 피의자를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압송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경기북부청에서는 3개 경찰관서의 피의자 관련 마약 수사를 일체 병합해 집중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F에 따르면 박왕열에 대해선 임시 인도 청구서에 기재된 마약 밀수입·유통·판매 등 범죄사실에 한해 수사와 재판이 이뤄진다. 양국 간 합의 조건에 따라 마약 수사·재판이 종결되면 박왕열은 필리핀으로 돌아가 잔여 형을 복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