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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은 AI가 주도한 첫 대규모 전쟁"…팔란티어 CTO의 전환점 선언

중앙일보

2026.03.2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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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이내 2000개의 표적을 때리는 게 인공지능(AI)이 없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시암 상카르 팔란티어 최고기술책임자(CTO).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전쟁에서 미군의 AI 활용법에 깊게 관여한 AI기업 팔란티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전쟁 초반 미군의 작전에 대해 이같이 요약했다. 이번 전쟁이 현대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힐 앤 밸리 포럼'에 참석한 시암 상카르 팔란티어 CTO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중에 되돌아보면 기술과 AI로 실제 주도된 최초의 대규모 전투 작전으로 이번 전쟁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이란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위성 영상, 드론 촬영 영상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 표적 식별, 우선순위 설정, 사후 평가를 실시하는 AI 기반 지휘통제 플랫폼이다.

그는 앞서 23일에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하루 공습 규모로 봤을 때 과거 대비 (목표물 공습을) 두 배 이상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실행 단계에서 작전 계획을 한 번 수립하는 데 그쳤다면, 기술의 도움으로 30번 시도할 수 있게 됐다"며 "그 결과 더 정제되고, 더 정확하며, 더 치명적인 계획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야전의 평가도 비슷하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11일 소셜미디어에 "이 시스템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 초 만에 걸러내 지휘관들이 적보다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카르 CTO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기술의 정교함이 인간의 능력과 결합되는 일종의 팀워크를 통해 AI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취지다. "AI는 군인들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아이언맨 슈트와 같다"는 게 그의 비유다.

표적 설정을 공급망의 효율성을 높이는 가치 사슬로 빗대기도 했다. 상카르 CTO는 "일반 대중이 '타겟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누군가가 총을 쏘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실상은 매우 관료적이고 대규모의 교리적 프로세스"라고 평가했다.
이란 남부 미나브 한 여학교가 지난달 28일 공습을 받은 뒤 구조대와 주민들이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잔해 안에 희생자의 신체 일부가 드러나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AI가 주도하는 전장에 대해 우려도 상당하다. 개전 첫날인 지난달 28일 이란의 한 여학교가 미군 공습에 피격돼 17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미 정부 내부 조사를 입수해 해당 공격이 오래된 좌표 정보에 AI가 의존한 데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학교와 인접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기지가 10여년 전 담벼락으로 분리됐다는 사실을 AI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습 전 위성이나 드론 영상을 통해 인간의 육안으로 확인했다면 막을 수 있는 비극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상카르 CTO는 미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기술이 역사적으로 무고한 희생을 줄여왔다고 항변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제2차 세계대전에서 투하된 폭탄 중 겨우 6%만이 실제 목표물을 맞혔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다"며 "노르망디 상륙 작전 사전 포격에선 프랑스 민간인 5만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약으로 팔란티어는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팔란티어 주가는 미군 공습 개시 이후 한 주 만에 15%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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