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 이내 2000개의 표적을 때리는 게 인공지능(AI)이 없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이란 전쟁에서 미군의 AI 활용법에 깊게 관여한 AI기업 팔란티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전쟁 초반 미군의 작전에 대해 이같이 요약했다. 이번 전쟁이 현대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힐 앤 밸리 포럼'에 참석한 시암 상카르 팔란티어 CTO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중에 되돌아보면 기술과 AI로 실제 주도된 최초의 대규모 전투 작전으로 이번 전쟁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이란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위성 영상, 드론 촬영 영상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 표적 식별, 우선순위 설정, 사후 평가를 실시하는 AI 기반 지휘통제 플랫폼이다.
그는 앞서 23일에도 폭스뉴스에 출연해 "하루 공습 규모로 봤을 때 과거 대비 (목표물 공습을) 두 배 이상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실행 단계에서 작전 계획을 한 번 수립하는 데 그쳤다면, 기술의 도움으로 30번 시도할 수 있게 됐다"며 "그 결과 더 정제되고, 더 정확하며, 더 치명적인 계획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야전의 평가도 비슷하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11일 소셜미디어에 "이 시스템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 초 만에 걸러내 지휘관들이 적보다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카르 CTO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기술의 정교함이 인간의 능력과 결합되는 일종의 팀워크를 통해 AI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취지다. "AI는 군인들이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아이언맨 슈트와 같다"는 게 그의 비유다.
표적 설정을 공급망의 효율성을 높이는 가치 사슬로 빗대기도 했다. 상카르 CTO는 "일반 대중이 '타겟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누군가가 총을 쏘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실상은 매우 관료적이고 대규모의 교리적 프로세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AI가 주도하는 전장에 대해 우려도 상당하다. 개전 첫날인 지난달 28일 이란의 한 여학교가 미군 공습에 피격돼 170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미 정부 내부 조사를 입수해 해당 공격이 오래된 좌표 정보에 AI가 의존한 데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학교와 인접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기지가 10여년 전 담벼락으로 분리됐다는 사실을 AI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습 전 위성이나 드론 영상을 통해 인간의 육안으로 확인했다면 막을 수 있는 비극이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상카르 CTO는 미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기술이 역사적으로 무고한 희생을 줄여왔다고 항변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제2차 세계대전에서 투하된 폭탄 중 겨우 6%만이 실제 목표물을 맞혔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다"며 "노르망디 상륙 작전 사전 포격에선 프랑스 민간인 5만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약으로 팔란티어는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팔란티어 주가는 미군 공습 개시 이후 한 주 만에 15%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