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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1회’ 검사 통과하면 20년 넘어도 운영 가능…풍력발전 法공백

중앙일보

2026.03.25 02:01 2026.03.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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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 한 달여 사이 발전기 ‘기둥꺾임’ 사고와 인명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노후 풍력발전기 관리 규정은 사실상 공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전기와 같이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전국 풍력발전기는 약 180대여서 추가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2월 발전기 '꺾임 사고'가 발생한 경북 영덕군 창포풍력발전단지 현장을 찾아 파손된 발전기 부품을 확인하고 [뉴스1]

25일 재생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블레이드(날개) 이상으로 기둥 중간부가 꺾인 경북 영덕 창포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는 지난 2006년 1월 설치돼 사고 당시 통상 20년인 설계수명을 넘겼다. 지난 23일 정비 중 화재로 정비 노동자 3명이 사망한 풍력발전기 역시 같은 해 설치된 것으로 설계수명이 만료된 상태였다.


이처럼 노후 발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업계에선 이와 관련한 별도의 법적 안전장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전기안전관리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풍력발전 설비 소유자 또는 점유자는 3년 주기인 정기검사만 통과하면 설계수명이 만료된 발전기를 계속 운영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아울러 노후화와 관련된 별도의 안전검사나 철거에 관한 규정도 없어, 새 발전기와 노후 발전기가 사실상 같은 규정을 적용받고 있다.

국내 또 다른 대형 풍력단지인 대관령 풍력발전단지의 한 관계자는 “설계수명 전후로 계속 운영을 할지 여부는 사업자가 경제성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판단한다”며 “한국전력 등의 인허가가 필요한 건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 혹은 새로 설치(리파워링)하면서 출력 용량이나 패턴이 바뀔 때 정도다. 차량 주행거리 20만㎞가 넘어도 계속 탈지는 운전자가 결정하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3년 내 전국 ‘182대’ 설계수명 만료


차준홍 기자

이같은 제도적 공백이 지적되는 가운데 노후 풍력발전기의 추가 사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후부로부터 받은 ‘영덕풍력발전 특별안전점검 결과’에 따르면 2·3월 사고가 난 발전기와 동일한 기종인 영덕의 발전기 24기 중 5기도 블레이드(날개) 고정볼트 파손 혹은 블레이드 미세균열 진단을 받았다.

기계시스템 전문가인 서윤호 기계연구원 AX융합연구센터 박사는 “설계수명이 지났다는 건 그 이상은 제조사에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의미”라며 “현행 3년 정기검사 만으론 부족하다. 노후 발전기에 대해선 별도의 기술적 검사 절차와 계속운행 여부 등을 결정할 별도의 조직·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영덕과 같은 시기인 2006년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강원 평창군 횡계리 49기 ▶강원 양양군 영덕리 2기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2기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1기 등 전국에 총 54기다. 2007~2009년 설치돼 3년 이내에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발전기는 ▶강원 횡성군 태기리 20기(2008년 1월) ▶경북 영양군 석보면 41기(2008년 12월),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11기(2009년 9월) 등 총 103기에 달한다.

1세대 풍력발전기의 설계수명이 속속 도래하고 있지만 안전 절차를 설계·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꾸려진 풍력전담팀은 총 44명에 그친다.

전기안전관리법 시행규칙 별표4에 규정된 풍력ㆍ태양광 발전 설비 및 부지 정기점검 주기. 이 외에 노후 발전설비에 대한 별도의 점검 및 허가, 철거 규정은 부재한 상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노후 시설 별도 절차·위원회 필요”


풍력과 달리 원자력발전 시설의 경우 설계수명이 만료된 후 계속운전을 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가 법에 촘촘히 규정되어있다. 먼저 사업자는 원자력안전법과 시행령에 따라 주기적으로 안전성·기기수명·방사선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계속운전 안전성평가 보고서’를 마련한다. 이는 설계수명 만료일 5~10년 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되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법에 따른 기술심사도 별도로 거친다. 원안위는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공청회까지 거친 뒤 운영변경허가를 의결한다.

이에 허종식·유동수 등 민주당 의원 10명은 20년이 지난 재생에너지를 계속 가동할 때 안전·성능 관련 정기 평가를 받고 결과를 정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25일 발의했다. 허 의원은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에너지 전환은 지속 가능하지 않기에 관계 부처의 선제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허정원.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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