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 패배 伊총리 '내각 교체'로 국면 전환 시도
'마피아 친분' 의혹 법무부 고위직 2명 사임…사기 의혹 관광장관 사임 요구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국민투표 부결로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입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국면 전환을 위해 내각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25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는 다니엘라 산탄케 관광장관에 사임을 요구했다. 그는 작년 그가 소유했던 출판사의 회계 분식 혐의로 기소됐다.
멜로니 장관의 사임 요구는 국민투표 부결 직후 안드레아 델마스트로 법무차관 등 법무부 고위직 2명이 잇달아 자진 사퇴를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델마스트로 차관은 1년 전 기밀정보 유출 등 혐의로 징역 8개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마피아의 자산을 관리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시 바르톨로치 법무장관 비서실장도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사표를 냈다. 그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사법 개혁이 필요하다며 판사들을 '처형 부대'라고 비난해 논란이 됐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그간 법무차관의 헌신적인 업무 수행에 감사하고 그의 사임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관광장관도 같은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번에 사임한 법무차관과 사임 요구를 받은 관광장관은 모두 국민투표 전까지 혐의를 부인하며 사퇴를 거부했었다. 멜로니 총리는 법무차관의 혐의와 관련해 사임할 이유가 없다며 그를 직접 비호하기도 했다.
잇따른 논란에도 자리를 지켰던 내각 인사들이 의혹과 무관한 국민투표 부결 직후 갑자기 사임을 하거나 사임을 요구받은 셈이다.
지난 22∼23일 이틀간 이탈리아에서 치러진 사법개혁안 국민투표는 반대 53.25%, 찬성 46.75%로 부결됐다.
판·검사 간 직종 전환을 금지한 사법개혁안은 기술적으로 복잡한 내용이 담긴 만큼 이번 투표가 사실상 현 멜로니 정부의 신임을 묻는 투표라는 분석이 나왔다.
멜로니 총리는 선거 전부터 사법 개혁안이 부결되더라도 사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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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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