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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산 전투기 ‘KF-21’ 양산기 출고… 李 “방산 4대강국 도약 발판”

중앙일보

2026.03.25 02:28 2026.03.25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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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술로 만든 전투기로 우리 하늘을 지키겠다는 꿈이 25년 만에 이뤄졌다. 정부는 25일 올해 하반기 전력화를 앞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 출고식을 열었다. KF-21 실전 배치는 영공 방어의 새로운 장을 연다는 의미이자 방산 강국으로서 한국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사천시 항공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하늘을 지킬 우리의 전투기가 드디어 실전 배치 준비를 마쳤다”며 “반세기 넘게 꿈꿔 온 자주국방의 뜨거운 염원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또 “KF-21의 성공은 단순한 국방력 강화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세계 유수의 방산 강국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새 동력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며 “정부는 이번 KF-21의 성공을 방위산업 4대 강국 도약을 향한 든든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등 정부와 군 관계자, KF-21 개발 연구진 등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을 마친 뒤 관계자들과 생산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KF-21 보라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군,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통해 개발한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다. 공군의 퇴역·노후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하고 미래 공중전 대비 역량 향상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한국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전 세계에서 4.5세대 이상 초음속 전투기 개발에 성공한 8번째 국가가 됐다.

KF-21은 최첨단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탑재했고 최고 속도가 마하 1.8, 최대 항속거리는 약 2900㎞에 이른다.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뜻에서 ‘KF-21’이란 이름이 붙었다. 시제 1호기가 출고된 2021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보라매’는 공군의 상징이다.

KF-21 보라매는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늦어도 2015년까지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며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을 지시하면서 태동했다. 연구·개발에만 8조 8000억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의 무기개발 사업’으로 불렸다.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초기엔 경제성 문제로 7차례나 사업 타당성 조사를 받는 등 14년간 사업이 표류했다.

2010년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일부를 분담하는 공동개발국으로 참여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경제적 타당성과 국제적 명분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동력을 얻었지만, 탐색개발에서 엔진을 하나로 달지, 두 개로 할지를 놓고 이견이 표출됐다. 공군은 미래 확장성과 작전적 효율성을 이유로 쌍발 엔진을 주장했고 KAI는 향후 수출 가능성과 비용을 내세워 단발 엔진을 밀었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마지막' 단좌(1인승) 시제기인 '5호기'가 2023년 5월 16일 최초 비행에 성공했다. 2022년 7월19일 시제 1호기의 첫 비행 성공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사진 방위사업청
합동참모본부가 쌍발 엔진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후엔 미 측의 변심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방위사업청은 2014년 F-35A 전투기를 구매하면서 미 측으로부터 전투기 관련 기술을 넘겨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 측이 제공하기로 한 25개 핵심 기술 중 AESA 레이더, IRST 등 가장 중요한 4개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결국 방사청은 자체 개발로 선회했다. 2015년 KAI와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 1월 사업에 착수했다. 2021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산 전투기 시제 1호기 출고식’을 열었다.

2022년 7월 KF-21 시제기가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비공개로 진행된 시험비행에서 안준현 소령이 조종한 시제기는 33분간 비행한 뒤 무사히 착륙했다. 이후 항공기 속도, 전투 행동반경, 이·착륙 거리 등 260여개 항목을 검증했다. 초음속 비행, 야간비행, 능동형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탑재, 공대공미사일 시험탄 분리에 성공하면서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양산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KF-21 시제기엔 태극기와 인도네시아 국기가 나란히 그려졌다. 인도네시아가 공동 개발국이라는 걸 나타내준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당초 약정한 분담금을 덜 내는다가 기술 탈취 의혹도 받으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 방위사업청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약속한 분담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파견된 인도네시아 연구원이 기술 자료를 유출하려다가 적발되는 등 막판까지 갖은 돌출 상황이 이어졌다. 갈등은 지난해 6월 양국이 인도네시아 측 분담금을 1조 6000억원에서 60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봉합됐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까지 5000억원을 납부했고, 2026년 나머지 1000억원을 납부하기로 했다.

올해 1월 시제 4호기의 비행성능 검증을 끝으로 KF-21의 최종 시험 비행이 마무리됐다. 그간 6대의 시제기가 지상 시험 955회와 1601회의 비행시험을 무사고로 마무리했다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방사청은 하반기부터 양산기를 공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오는 9월 1호기 전력화가 목표다. 공대공 임무 위주의 KF-21 블록-1은 2027년까지 20대, 2028년까지 20대 등 총 40대를 우선 양산할 계획이다.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갖춘 블록-2는 공동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16대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KF-21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KF-21이 우방국의 영공과 평화를 지키는 상징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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