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식 시장이 급등하면서 국내 주식에 투자한 공직자 재산이 급등했다. 재산을 가장 많이 불린 10명 중 6명이 ‘불장’의 덕을 봤다.
인사혁신처 산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제2만1205호 관보에 따르면, 이세웅 행정안전부 평안북도지사는 1903명의 재산변동 공개 대상자 가운데 재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평안북도지사, 삼성전자 85만주 보유해
이세웅 지사와 그의 배우자는 전체 재산(1587억2484만원)의 67%를 증권(1063억5479만원)으로 가지고 있다(2025년 말 기준). 2024년 말 521억원이던 증권 자산 가치가 1년 만에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중 삼성전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85만1100주).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재산 신고일(11만7000원) 이후 더 올라 25일 시장 종가 기준 가치가 1609억원 어치에 달한다. 2024년 연말 기준 신고액보다 증권 자산이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1만8469주, 한진칼 1907주, 기아 1321주 등 주로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종목을 구성해 2024년 12월 31일 대비 증권 신고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491억→1032억원).
별도로 배우자 역시 KB금융(4966주), 대우건설(3585주), 포스코인터내셔널(2060주) 등 국내 주식에 투자해 같은 기간 5억원 수준이던 국내 주식 평가액이 7억3975만원으로 불었다.
주가 상승 덕분에 재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고위 공직자는 또 있다. 이장형 대통령비서실 법무비서관은 본인과 가족 재산 증가액(44억1721만원)의 95%(42억1660만원)가 대부분 테슬라 주가 상승 덕분이었다(2만1203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종전 신고보다 재산이 43억7874만원 증가했는데, 이 중 위니텍(186만9750주) 주가 상승으로 인한 재산 증가액이 33억5246만원이다(76%).
또 박영서 경상북도의원과 이동우 충청북도의원, 이동현 전라남도의원도 본인·가족 소유의 주식 가액 변동으로 각각 23억~31억원가량의 재산을 불렸다. 종전 신고액 대비 재산 증가액이 가장 큰 10인 중 6명이 주가 상승의 수혜를 누린 셈이다.
해외주식 몰빵 오세훈, 평가액 3억 감소
국내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해외주식에 투자했다가 재산이 감소한 공직자도 있다. 예컨대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내 주식은 거의 투자하지 않고 팔란티어·엔비디아·테슬라 등 해외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2024년 연말 28억9503만원 수준이던 본인·배우자의 해외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연말 25억8872만원으로 감소했다.
안준호 행정안전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도 지난해 해외 주식 비중을 늘렸다. 전체 재산 26억7717억원 중 7억4146억원(27.7%)을 증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해외 주식이다. 본인과 배우자, 장녀가 클래시스·레인보우로보틱스·하이브 등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알파벳·엔비디아·마이크론 등 해외 주식 비중을 대체로 늘렸다. 이밖에 엔비디아·테슬라 등 해외 주식을 보유한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매일 5000원씩 주식 모으기로 구매했다”고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천지윤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주식가격 상승, 상속, 저축 등에 따른 고위 공직자의 순재산 증가액은 1억944만원”이라며 “다만 주식 가격이 상승하자 주식을 매각해서 현금으로 전환한 경우도 있어, 정확히 주식 때문에 얼마가 늘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사혁신처는 오는 6월까지 이들의 소득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보이면 추가로 3개월간 조사를 진행한다. 천지윤 국장은 “공직자 재산이 과다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한 경우,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조사하는 작업을 조만간 시작한다”며 “재산을 잘못 신고하거나 혐의가 있다면 경고, 시정조치, 과태료 부과, 징계의결 요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