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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선두 창원 LG…하이라이트는 정인덕의 몫

중앙일보

2026.03.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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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창원 LG는 지난해 11월8일 이후 넉 달 넘게 정규리그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수비의 핵’ 정인덕(32·사진)이 LG의 고공 비행을 이끄는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정인덕은 신장 1m96?로 작은 키가 아니지만, 가드처럼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 선수를 밀착 마크한다. 조상현 LG 감독은 정인덕에 대해 “팀이 추구하는 수비 시스템에 잘 녹아든다. 우선 부지런하다. 성실성 하나는 타고났다”고 평했다. 그러나 그의 ‘명품 수비’는 순탄치 않았던 농구 인생을 거치며 차분히 빚은 후천적 노력의 결과물에 가깝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 2라운드로 LG에 입단할 당시 정인덕은 수비보다 공격 재능을 높이 평가 받았다. 그러나 프로에 적응하지 못해 2018년 방출 당했고, 상무 입대에 실패해 현역병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해 막노동까지 했던 그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시 친정팀 LG 농구단 문을 두드렸다.

2021년 연습생 신분으로 코트에 복귀했고, 이후 성실한 수비를 앞세워 출장 시간을 조금씩 늘렸다. 정인덕은 “은퇴와 복귀 과정을 거치며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며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남들보다 더 해야만 했다. 쉬는 시간에도 미친 듯이 연습했다”고 회고했다.

수비로 일어선 그는 본래 재능을 살려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올 시즌 3점슛 성공률 44.1%로 KBL 전체 1위다. 팀 동료이자 전문 슈터 유기상(38.4%)보다 5.7%포인트나 높다. 하지만 ‘양궁 농구’ 비중을 높이진 않는다. 정인덕의 3점슛 시도 횟수는 127회(25일 기준)로 유기상(292회)의 절반에 못 미친다. ‘왜 3점슛을 더 던지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나보다 공격력이 뛰어난 동료들이 많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LG 구단 관계자는 “정인덕은 수비에 치중하다 꼭 필요한 순간에만 3점슛을 던진다. 4쿼터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잘 넣어 하이라이트 장면에 정인덕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좌절을 경험한 뒤 다시 일어선 그의 목표는 득점이 아니라 출전 시간이다. 정인덕은 “나에겐 코트에 서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며 “다치지 않고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게 올 시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까진 48경기에 모두 나서며 순항 중이다. 연습생 시절 3500만원이던 연봉은 지난 시즌 1억1000만원을 거쳐 이번 시즌 3억원까지 올랐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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