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한 외국인 투수들이 ‘역수출 신화’에 함께 도전한다. KBO리그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은 코디 폰세(32·토론토 블루제이스), 라이언 와이스(30·휴스턴 애스트로스),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나란히 메이저리그(MLB) 재도전에 나선다.
폰세는 지난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정규시즌 29경기서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 최초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너무 잘 던진 탓에 한화와의 동행이 1년 만에 조기 종료됐다. 눈여겨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냈고, 폰세는 자신이 응원하던 토론토 블루제이스행을 택했다. 계약 조건은 3년 3000만달러(약 450억원). 한화 시절과 견줘 연봉이 정확히 10배로 뛰었다. 등번호는 옛 동료 류현진의 번호(99번)를 뒤집은 66번으로 정했다.
폰세는 당초 5선발 정도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위상을 끌어올렸다. 5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특히나 마지막 등판인 20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5와 3분의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따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 사이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선발진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하는 상황이 겹쳤다. 셰인 비버와 트레이 예세비지, 호세 베리오스가 한꺼번에 이탈하며 폰세의 입지가 더욱 올라갔다. 토론토는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과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딜런 시즈에게 1, 2선발을 맡기고, 그 다음 순번으로 폰세를 낙점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폰세가 한국에서 시도한 구종 변화의 긍정적 효과가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졌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12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그중 4경기에선 단 하나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대전 예수’라 불리던 와이스도 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2024년 미국 독립리그에서 뛰다 대체 선수로 한국에 건너 온 그는 지난해 16승을 거두며 폰세와 함께 한화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한국 생활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휴스턴이 260만 달러(38억원)라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자 고심 끝에 도전을 선택했다. 메이저리거를 꿈꾸며 달려온 와이스로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와이스는 시범경기에서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48로 무난한 성적을 거두며 빅리그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다만 선발은 아니다. 조 에스파다 휴스턴 감독은 “와이스의 구속이 올라갔고, 강한 투구를 했다”면서도 롱릴리프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휴스턴은 다음달 10일부터 22일까지 이어지는 13연전에 6선발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인데, 이때 와이스가 선발 역할로 다시 한 번 테스트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SSG 랜더스의 에이스로 활약한 앤더슨 역시 순항 중이다. KBO리그 2년차인 지난 시즌엔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에 그쳤지만, 9이닝당 탈삼진(12.84개)은 폰세보다 많았다. 덕분에 디트로이트와 700만 달러(약 105억원)에 계약했다. 시범경기에서도 묵직한 구위를 선보여 예비 선발 자원으로 낙점 받은 앤더슨에 대해 MLB닷컴은 “디트로이트가 KBO리그에서 데려오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 이유를 증명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