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5일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여전히 탄탄하고 견실해 실물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위원장은 이날 열린 ‘2026 한국경제포럼’ 연설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란 전쟁에 대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정치·외교·경제의 복합적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원자재 수급 문제가 심화하는 것에 대해 “조화롭게 맞물려 돌아가던 공급망이 분절되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대한민국에는 전과 다른 비상사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역시 확대됐다”면서도 “세계 9위 수준의 외화보유액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기금이 방파제로 상시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물 충격이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되지 않고, 오히려 금융시스템이 실물 충격 문제를 돕는 체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비상경제본부’를 출범해 거시경제·물가대응반, 에너지수급반, 금융안정반, 민생복지반, 해외상황관리반 등 5개 실무대응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국민성장펀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정책금융과 민간금융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특히 지역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해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했다. 권 부위원장은 “무늬만 ‘생산적 금융’인 일회성 사업에 그치기보다는 내재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예대마진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자본 공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권 부위원장은 “부동산 문제는 자산 격차·세대 간 불평등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는 경제 사회적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중심의 자금 흐름을 눌러놔야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생산적인 곳으로 자금이 흘러갈 수 있다”면서 “정부는 부동산과 금융 사이 이혼을 시키려고 노력하는 셈”이라고 비유했다.
코리아중앙데일리가 주최하는 한국경제포럼은 주한 외교사절과 국내외 기업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경제·금융 정책을 설명하는 연례행사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이번 포럼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금동근 두산 사장, 윤종덕 삼성전자 부사장을 비롯한 재계·금융계 인사와 이반 얀차렉 주한 체코 대사, 웡 카이 쥔 주한 싱가포르 대사,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 바르토시 비시니에프스키 주한 폴란드 대사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