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에서 배제하는 등 연일 초강수를 두며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정작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다주택 국회의원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287명의 재산 신고 내역(지난해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의원 153명(국무위원 등 입각자 제외) 중 다주택자는 전년 대비 1명 증가한 2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다주택자로 신고했던 의원 21명 중 3명(안태준·염태영·황정아)은 주택 일부를 처분해 1주택자가 된 반면 문진석·이건태·임호선·김용민 의원 등 4명이 다주택자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상속이나 명의 변경이 아닌 신규 매입으로 다주택자가 된 사례는 김 의원이 유일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9억원대 단독 주택을 보유한 김 의원은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시 소재 아파트(7억 9500만원)를 추가 매입했다. 김 의원은 “지역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중 집주인이 매도를 이유로 퇴거를 요청해 부득이하게 매입한 것”이라며 “기존 단독 주택은 오래 전 매물로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07명 중 39명이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 주택을 보유한 의원은 민주당 14명, 국민의힘 32명이었다.
국회의원 10명 중 9명은 재산이 늘었다고 신고했고, 재산 순위 1·2위인 국민의힘 안철수(1257억173만원)·박덕흠(547억 9452만원) 의원을 제외한 국회의원 285명의 평균 신고액은 28억8000만원이었다. 안·박 의원에 이어 박정(374억5668만원) 민주당 의원, 고동진(373억5975만원) 국민의힘 의원 순으로 재산이 많았다.
여야 지도부 재산은 증가세를 보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재산은 20억7434만원으로 전년 대비 3억6431만원 늘었고, 한병도 원내대표는 15억7405만원으로 1억6508만원 증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32억1965만원(2억8473만원 증가), 송언석 원내대표는 73억1871만 원(8억3282만원 증가)을 각각 신고했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결혼 후 재산이 5550만원에서 33억8387만원으로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배우자와 공동으로 서울 서초구 30억원가량의 아파트를 매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은행 대출 12억원과 사인 간 채무 5000만원을 끌어 썼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주식으로 재산을 불린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삼성전자 주식 9900주를 보유한 정을호 전 민주당 의원(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주식 평가액이 1년 만에 6억6000만원 증가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의원은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주식 4만8500주 중 1만2500주를 매도했으나, 주가 상승 덕분에 전체 평가액은 오히려 17억3000만원 늘었다.
국내 주식을 처분하고 미국 주식으로 갈아타기를 한 의원들도 있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삼성전자 160주와 KB금융 216주를 모두 매도한 뒤 엔비디아, 알파벳, 테슬라 등을 매수했다. 김윤 민주당 의원 역시 삼성전자 500주, 신세계인터내셔날 350주, 대한전선 200주 등을 전량 매도하고 로블록스, 아이온큐,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의 해외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금값 상승세에 맞춰 실물 금 투자에 나선 민주당 의원도 눈에 띄었다. 곽상언 의원은 5790만원 상당의 골드바 375g을 취득했고, 이강일 의원 부부는 7216만원의 24K 순금 348g을, 박지혜 의원 배우자는 1790만원의 24K 순금 75g을 새로 매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