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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를 “한조관계”로 발언…북 적대적 표현 그대로 쓴 정동영

중앙일보

2026.03.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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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사진) 통일부 장관이 25일 “남북관계이든 한국-조선관계, 한조관계이든,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서 남과 북이 함께 공동이익을 창출해 나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식 석상에서 남북관계를 ‘한조관계’로 표현한 건 처음이다. 이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노선 확정 이후 기존의 대남 단절기조를 반영해 새롭게 쓰고 있는 ‘조한관계’와 유사한 표현으로 볼 여지가 있어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적대의 종식과 한반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열린 통일부·통일연구원 공동학술회의 개회사에서 “남측에게도 북측에게도, 대한민국에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도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한 책임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용기 있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평화는 그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평화적 공존 그 자체가 목표다. 그래야만 ‘신뢰할 수 있고 공존할 수 있는 이웃’이 만들어진다”고도 말했다. 이는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자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맞서겠다는 정 장관의 기존 논리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북남관계를 조한관계로 부르는 건 민족적 동질성을 무시하고 남측 체제를 적대국으로 규정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 23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남측을 향한 “대적투쟁”을 강조했다. 책임 있는 정부 고위 인사가 한조관계라는 표현을 쓰는 건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려는 본래 의도와 달리 북한의 대남 적대시 정책 굳히기 시도에 말려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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