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장동혁 프리’ 지역이 됐다. 현재로선 장동혁 대표를 찾는 국민의힘 후보가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5일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6·3 지방선거가 목전이지만 그에게 자기 지역에 와달라고 도움을 청할 후보는 없을 것이란 진단이었다.
실제 장 대표의 최근 동선은 이에 부합하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3월 한 달 간 별다른 지역 행보 대신 주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 머물렀다. 지난 20일 울산에서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를 독려하고, 22일 대구에서 대구 지역 의원들과 만나 대구시장 공천 문제를 논의하긴 했지만 당내 행사 성격이 짙었다. 아직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아닐지라도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두고 격전지를 방문해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리던 과거 대표의 모습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서울·부산 등 격전지 후보들이 장 대표를 호출하거나 동행을 요청한 흔적을 찾기 힘들다. 장 대표 측에선 “아직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지만, 이미 후보가 확정된 충남·강원 등에도 장 대표는 방문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늪에 빠진 국민의힘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29%, 국민의힘 28%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은 민주당 40%, 국민의힘 25%였다. 텃밭 영남에서조차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에선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장 대표를 누가 부르고 싶겠느냐”(재선 의원)는 반응이 나온다. 수도권 의원은 “지금 장 대표랑 같이 사진 찍히면 서울·경기에선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했다.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은 25일 SBS 라디오에 나와 “(장 대표가) 와서 도움이 되는 선거 지역이 단 한 군데도 없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와 지도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파란 옷을 입은 예비후보들과 지역을 다니며 세를 과시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어서다. 그러나 장 대표가 외부에 나갈 때마다 따라붙는 ‘윤 어게인’ 등 강성 우파의 존재는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지도부 인사는 “대표가 통제할 수 없는 문제로 대표를 공격하니 활동 반경이 좁아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6일 경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역 맞춤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저녁 해당 일정을 취소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기도당 공천 심사와 면접 일정 등 여러 여건을 고려해 경기도 현장 최고위는 추후 열기로 했다”면서도 “앞으로 지역 일정을 확대할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장 대표의 지역 방문이 본격화할 것이다. 계획은 이미 짜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25일 KBS ‘사사건건’에서 “서울과 부산을 이겨야만 다음 총선·대선으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며 “어느 곳이든 다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어 “(지방선거 이후) 제게 정치적 책임이 온다면 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선거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