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인근에서 벌어지는 혐오·차별 목적의 집회와 시위에 대해 학교장이 경찰에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지난해 학교 주변에서 발생한 혐중 시위와 소녀상 철거 요구 집회 등으로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처다.
26일 교육계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학교 경계로부터 200m 범위인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집회·시위가 특정 국가나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개인이나 집단을 비하·모욕·차별할 목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학교장이 경찰에 필요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소음이나 욕설의 반복적 사용으로 학습권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제한 요청이 가능하다. 경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른 조치를 해야 하며, 결과를 이틀 안에 학교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은 경찰이 해당 장소가 보호구역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정보시스템 열람에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인근 집회·시위에 대해 경찰의 통보 의무가 없어 혐오 시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해 서울 구로구 등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지역 학교 인근에서 혐중 시위가 열리거나, 소녀상 설치 학교 앞에서 철거 요구 집회가 벌어지며 학생들의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차별·모욕·비하 목적의 행위를 보호구역 내 금지 행위로 규정한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은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