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Asia’s 50 Best Restaurants 2026)은 K-푸드의 세계적 확장과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통 한식부터 현대적 파인다이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온 한국 레스토랑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K-푸드와 한국 셰프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올해는 한국 레스토랑이 총 6곳이 이름을 올리며, 지난해 4곳에서 두 곳 증가했다. K-푸드의 확장세가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아시아 미식 지형에서 실질적인 존재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시킨 결과다.
그 중심에는 서울 레스토랑이 있었다. 밍글스(No.4)는 올해 한국 레스토랑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No.5에서 한 계단 상승한 결과로, 제철 식재료를 기반으로 한 한식에 글로벌 조리 기법을 접목한 정교한 접근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통 한식의 현대적 재해석을 선보이는 온지음(No.14) 역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조은희 셰프가 아시아 최고 여성 셰프(Asia’s Best Female Chef 2026)로 선정되며 한국 셰프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앞서 조희숙 셰프가 2020년 같은 상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 여성 셰프가 다시 한 번 아시아 정상에 오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외에도 손종원 셰프의 이타닉 가든(No.26)과, 김대천 셰프의 세븐스도어(No.49)가 올해도 이름을 올렸다. 안성재 셰프의 모수(No.41)는 순위권에 복귀했으며, 김대천 셰프의 비움(No.46)이 새롭게 진입했다. 상위권 순위 상승과 데뷔가 이뤄지는 등 한국 미식의 저변이 확대됨을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전체 순위에서는 홍콩의 더 체어맨(The Chairman, No.1)이 정상에 올랐다. 2021년 이후 다시 1위를 탈환한 더 체어맨은 광둥 요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꾸준한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특히 올해는 태국의 레스토랑이 순위를 주도했다. 방콕은 총 9개의 레스토랑을 리스트에 올리며 도시 기준 최다 진입을 기록했고, 가간(Gaggan, No.3), 누사라(Nusara, No.5), 손(Sorn, No.12) 등 상위권에도 다수 포진하며 아시아 미식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다양한 장르와 실험적인 요리 스타일이 공존하는 점 역시 방콕 미식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별상 부문에서도 변화가 이어졌다. 항저우의 루 위안(Ru Yuan, No.10)은 최고 신규 진입상, 지난 해보다 33 계단 상승한 베이징의 램드르(Lamdre, No.17)는 최고 상승상을 수상했다. 싱가포르 오뎃(Odette, No.19)의 레슬리 리우(Lesley Liu)는 아시아 최고의 소믈리에로 선정됐으며, 방콕의 바안 테파(Baan Tepa, No.53)는 지속가능한 레스토랑 상을 받았다.
한편, 앞서 발표된 51~100위 리스트에서도 한국 레스토랑의 존재감은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은 신규 진입한 산(No.54)을 포함해 소설한남, 권숙수, 라망시크레, 정식당, 알라프리마 등 총 7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산’은 올해 ‘원 투 와치(One To Watch) 어워드’를 수상하며 향후 50위권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또, 부산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오또(No.99)가 리스트에 처음 진입하며, 지역 미식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결과는 한국 미식이 하나의 단일한 스타일이라기보다,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글로벌 감각이 공존하는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접근의 레스토랑들이 함께 이름을 올리며 한국 미식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랭킹은 음식 평론가와 기자, 셰프, 외식 사업가, 지역 미식 전문가 등 350명 이상의 영향력 있는 업계 리더로 구성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카데미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이 시상은 아시아 전역의 뛰어난 레스토랑들을 조명하며, 올해에는 17개 도시의 레스토랑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