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친모가 3세 딸을 학대해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정부 시스템에 ‘위기 정보’가 등록됐음에도 실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 당국의 감시망이 작동하지 않은 사이 아이는 숨진 채 야산에 버려졌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친모 A씨(30대)는 지난 2020년 3월 경기 시흥시 정왕동 아파트에서 당시 3세였던 딸 B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공범 C씨(30대)와 함께 B양의 시신을 경기 안산 지역 야산에 유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내 인생에 짐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학대 징후를 관리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는 B양이 숨진 뒤인 2021년부터 영유아 건강검진 미이행과 의료기관 진료 누락 등 위기 정보가 분기별로 등록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 조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담당 공무원들은 B양의 위기 점수가 다른 아동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조사를 생략했다.
A씨의 범행은 B양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다가오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2024년 입학 연기 신청을 한 데 이어, 이달 3일 학교 측이 입학식 불참을 문의하자 C씨의 조카를 대신 데려가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후 학교 측의 연락을 피하며 잠적한 A씨와 C씨는 지난 16일 시흥의 한 숙박시설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유아 미검진 등 위기 징후 지표에 가중치를 두는 등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개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