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박왕열 사건을 담당하는 경기북부경찰청은 26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왕열(48)에 대해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범죄나 공범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이 체포한 공범은 현재까지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 2명, 자금책 1명이며 단순매수자는 194명이다. 이들 236명 가운데 42명은 구속 상태다.
이번 사건 집중수사관서인 경기북부경찰청은 전날 박왕열을 인도받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박이 인도되기 전 공범 등 조사를 통해 경찰이 파악해 둔 2건의 마약 밀수와 마약 국내 유통 혐의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파악된 필로폰 4.6㎏ 밀수와 30억원 상당의 마약류 국내 유통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주로 해당 혐의에 대해 인정하는지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박왕열은 대부분 혐의에 대해 인정했지만, 일부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이나 구체적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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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로 마약 거래
경찰은 또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전담 인력을 편성해 수사 중이다. 박은 범죄 초기에는 대포통장을 이용한 무통장 입금 방식을 썼으나 이후에는 가상화폐로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수익 추적팀이 압수된 2대의 휴대전화와 가상화폐 거래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범죄수익에 대해 철저히 추적해 환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의 신병을 인도받은 직후 모발과 소변에 대해 마약 반응 검사를 한 뒤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결과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필리핀에서 수감 상태였던 박왕열은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리핀에서 필로폰 1.5㎏을 커피 봉투에 담는 수법으로 인천공항으로 반입하고, 7월에는 남아공에서 필로폰 3.1㎏ 캐리어를 공범이 전달받아 김해공항을 들여온 밀수 혐의를 받는다. 또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공범과 함께 서울과 부산, 대구 등지에서 마약을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소화전이나 우편함에 마약을 숨겨 놓고 구매자에게 좌표를 전송하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팔았다. 현재까지 파악된 유통 마약 규모는 필로폰 약 4.9㎏, 엑스터시 4500여정, 케타민 2㎏, LSD 19정, 대마 3.99g 등이다. 시가 30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박왕열은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현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렸다. 현지에서 두 차례 탈옥을 벌이다 살인죄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하다 적발됐다.
정부는 9년여간 박왕열에 대한 송환 노력을 기울였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지 약 3주 만에 임시 인도됐다.
박왕열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7일 의정부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또 같은 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