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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8000만원 높인 허위 신고로 집값 띄웠다…부동산 범죄 1493명 적발

중앙일보

2026.03.25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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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올해 초 시세보다 1억8000만원 높은 가격으로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팔았다고 신고했다. 해당 거래 내용은 곧장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록됐다. 하지만 A씨는 돌연 계약을 취소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비슷하게 높은 가격으로 해당 아파트를 팔았다. 알고 보니A씨가 시세보다 1억8000만 높게 팔았다고 신고한 거래는 가격을 띄우기 위해 아는 지인과 짜고 한 ‘허위 거래’였다.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록한 거래는 계약을 취소하더라도 취소한 날로부터 한 달 안에만 취소 내용을 통보하면 된다. 이 때문에 A씨는 허위 거래로 가격을 올린 뒤, 시세보다 더 비싸게 집을 팔 수 있었다. 경찰은 가격 띄우기를 주도한 A씨 등 3명을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물 안내문. 뉴스1

2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0월 17일부터 15일까지 총 5개월간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해 1493명을 적발하고 64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혐의가 중한 7명은 구속했다.

이번 경찰의 대대적인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시작했다. 경찰은 집값 띄우기 같은 불법 중개 행위 등 총 8개 부동산 관련 범죄 유형을 설정하고, 국토부·금융위원회·국세청과 연계해 집중 단속을 벌였다. 부동산 범죄 중 가장 많이 단속된 것은 부정청약 등 공급질서 교란 행위(448명·30%)다. 이어 ▶농지 투기(293명·19.6%) ▶불법 중개 행위(254명·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정청약은 주로 청약 자격을 허위로 꾸민 경우가 많았다. 부산에 사는 B씨는 충북 청주시 아파트를 신규로 분양받기 위해 가족 법인에 허위로 취업했다. 해당 지역에 있는 회사에 재직하면 아파트 특별공급 자격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경찰은 허위 취업으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B씨 등 3명을 적발해 검찰로 넘겼고, 이 중 2명을 구속했다.

경북 구미에서는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건물 60채에 대한 소유권을 지인 55명에게 명의신탁한 사람이 붙잡혔다. 이들은 실제 건물에 대한 매매 대금을 치르지 않았지만, 허위로 계약서를 꾸며 소유권을 넘겼다. 또 별도로 몰래 명의신탁 약정도 맺었다. 경찰은 명의신탁에 가담한 피의자 7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국수본 수사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부동산 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부동산 관련 범죄 수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 16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약 7개월간 2차 특별단속을 할 방침이다.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부동산 불법행위는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그 피해를 국민에게 전가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2차 특별단속을 통해 집값 담합 등 불법행위에 대해 더욱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남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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