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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6개월 전 ‘위험 경고’ 있었지만 방치”…창원NC파크 사망사고 "인재"

중앙일보

2026.03.2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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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9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외벽 구조물(루버)이 떨어지는 폐쇄회로(CC)TV 장면. 이 사고로 관중 3명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진 경남경찰청


초유의 야구장 관중 사망…“총체적 부실로 인한 인재"

지난해 3월 20대 야구팬이 수십m 높이에서 떨어진 야구장 외벽 구조물(루버)에 맞아 숨진 ‘창원NC파크 사망 사고’가 루버 시공부터 유지·보수 관리까지 총체적인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관련사 64명을 조사하고 7번의 압수수색을 하는 등 1년에 걸친 경찰 수사의 결론이다. 경찰은 특히 사고 발생 6개월 전 루버 추락 위험이 발견됐지만, 관리 당국이 이를 방치하면서 인명 피해를 막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경남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이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시공업체, 창원시설공단, NC다이노스 소속 직원 등 14명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시설공단의 전 이사장, 현 이사장 직무대행 등 2명과 법인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중대시민재해)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오승청 광역범죄수사대장은 “부실 시공, 감리 소홀, 관리 부실, 경영 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해 발생한 사고”라고 밝혔다.



“루버 추락 위험”…6개월 전 경고 있었지만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는 지난해 3월 29일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 발생했다. 21.4m 높이의 야구장 건물 4층 외벽에 설치돼 있던 32㎏ 무게의 루버가 떨어져, 1층 매점 앞에 있던 야구팬 3명을 때렸다. 이 사고로 1명이 치료를 받다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 수사 결과, 사고 발생 6개월 전인 2024년 9월 창원NC파크 정기 안전 점검을 수행한 안전진단업체가 루버의 부식 상태, 추락 위험성 등을 시설공단 직원 A씨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공단은 창원NC파크 관리 주체다. 하지만 A씨를 이를 상부에 보고하거나 별도 보수·보강 계획도 수립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지난해 3월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중 3루 방향 건물에 설치된 외장 마감 자재(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낙하해 관람객을 덮쳤다.   이 사고로 A씨가 치료받다가 숨졌고, A씨 동생은 쇄골이 부러져 치료 중이다. 연합뉴스
A씨는 이런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안전진단업체가 A씨에게 사진 등 루버 관련 자료를 이메일과 이동식저장장치(USB)로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인명 피해를 막을 구체적·결정적 기회를 박탈했다고 판단, A씨를 주요 피의자로 보고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도 했다. 다만, 법원은 현재 구속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과거 점검 복사 붙이기…눈대중으로 ‘부실 점검’

게다가 앞서 시설공단이 반년에 한 번씩 자체적으로 진행한 정기 안전 점검도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이외 시설공단 직원 3명은 2019~2024년 12회에 걸친 정기 안전 점검 과정에서 눈으로 루버의 배열 상태만 살피고, 과거에 촬영한 점검 사진을 복제해 다시 쓰거나 점검에 참여하지 않은 인원을 참여한 것처럼 허위로 점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형식적인 안전 점검으로 루버 하자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애당초 루버 시공부터 잘못됐다고 봤다. 2018년 최초 루버를 설치한 원청 시공사는 관급자재 구매 계약에 따라 직접 시공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 하청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현장을 관리·감독할 대리인도 배치하지 않았다. 이 하청업체는 심지어 건설업 등록이 없는 무자격 업체로, 구조물 하중에 대한 구조 계산도 누락했고 설계상의 부품과 다른 부적합 자재를 사용해 루버를 고정한 나사가 풀리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29일 오후 경남 창원NC파크에서 떨어진 외벽 구조물(루버)이 있던 장소. 이 사고로 관중 3명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진 경남경찰청


무자격 업체의 ‘부실시공’까지…다른 루버도 전면 철거

감리업체는 이런 무자격 시공을 방치, 나서 풀림 방지 조치가 없었음에도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 발생 이후 진행한 긴급 안전점검에서 추락한 루버 이외 다른 루버에서도 부식, 변형, 이격 등 하자가 다수 발견돼 전면 철거됐다. 또 2022년 유리창 교체 공사로 루버를 탈부착하는 과정에서도 경험 없는 무자격 업체가 임의로 작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땐 설계도 제공이나 작업 계획서 작성도 없었다. 경찰은 무자격 업체에 유리창 교체 공사를 발주한 NC다이노스 구단 측의 과실도 있다고 봤다.

루버 관리 책임을 두고 창원NC파크 관리 당국인 시설공단과 실제 경기장을 사용하는 NC 구단 간 논쟁이 있었지만, 경찰은 시설공단 책임이 크다고 봤다. 시설물안전법 등에 따르면 시설공단이 ‘공공관리주체’로서 시설물 유지 관리 책임자로 돼 있지만, NC 구단은 시설공단과 체결한 ‘사용수익 허가 계약’에 따라 건축 분야를 제외한 전기·기계·소방 등 소모성 분야만 유지·관리하는 책임을 지는 것으로 돼 있단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시설공단의 경영책임자는) NC파크를 중대시민재해 대응 필요 시설로 인지하지 못해 안전 보건 관리 체계의 구축,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라며 “이번 수사를 계기로 루버 같은 ‘비구조 부착물’에 대한 정밀 안전 점검 체계 제도화 등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관련 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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